조선국왕 vs 중국황제
조선을 창건한 이성계와 그보다 일곱살 위로 명을 개창한 주원장(홍무제)의 출신 배경은 어떻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를까. 둘은 어떻게 하늘의 때를 얻고, 각자의 근거지에서 세력을 키웠을까. 이성계는 어떻게 정도전을, 주원장은 어떻게 유기와 같은 책사를 얻었을까. 새로운 왕조를 연 두 왕은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족보를 조작하고, 어떻게 옛 왕조의 잔존세력을 다스렸을까. 어떤 공통점이 두 왕의 대업을 가능하도록 했고, 어떤 차이점이 두 왕조를 다른 길로 인도했을까.
지은이는 집권시기와 정치적 환경이 비슷한 조선과 중국 명·청대의 왕 10쌍을 비교한다. 태조와 홍무제, 태종과 영락제, 세조와 선덕제, 선조와 만력제, 광해군과 청태조, 인조와 청태종, 효종과 순치제, 숙종과 강희제, 영조와 건륭제, 고종과 광서제가 그들이다. 지은이는 동시기에 집권한 왕들이 위기의 순간에 내린 결정적 선택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성적표를 적나라하게 공개한다.
고등학교 시절 한학을 배우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신문사 정치부 기자로 일하다 다시 동양 정치사상을 연구한 지은이는 “명·청대와 조선조의 역대 군왕이 보여준 다양한 유형의 리더십을 비교·검토해 당면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지혜를 찾아내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리더십’이란 주제에 별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중국과 조선의 역사에 통달한 지은이가 수백 권의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풀어내는 왕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동준 지음/역사의아침·2만원.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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