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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19만6883차원의 공간을 아시나요

등록 2011-01-14 20:28

잠깐독서
대칭-자연의 패턴 속으로 떠나는 여행
1950년대 아주 적은 유전정보와 단백질 조각들로 이뤄진 바이러스가 도대체 어떤 3차원 모양을 지녔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2차원 평면 영상은 이미 엑스선 결정학 같은 기술의 도움으로 알고 있었으나 입체 구조를 밝히는 데엔 수학적 상상력도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드러난 단백질 조각의 반복 패턴과 대칭 구조는 놀라울 정도였다. 일부 바이러스는 대칭축을 지닌 정이십면체의 구조를 띠었다.

<대칭>의 지은이인 수학자 마커스 드 사토이 교수(영국 옥스퍼드대학)는 이 책에서 자연에 흔하디흔한 대칭은 자연이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는 구조’로 진화한 결과라고 풀이한다. 벌들이 꽃의 특정한 대칭과 패턴을 좇아 꿀을 따는 것도, 비눗방울이 가장 대칭적인 구 형태를 띠는 것도, 수많은 동식물이 대칭을 좇아 진화한 것도, 인간의 마음, 예술, 기술이 대칭을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자연의 대칭’ 예찬은 흥미로운 읽을거리이지만, 이 책의 주제는 따로 있다. 더 큰 주제는 그와 수학자들이 4차원, 10차원도 아니고 무려 19만6883차원의 공간에서나 볼 수 있다는 ‘기괴한’ 대칭인 이른바 ‘몬스터’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그려졌다. 학술대회와 연구실에서 만나는 수학자와 연구생들의 얘기는 수학자의 태도와 삶을 자세히 보여준다. 유머도 있고 고뇌도 있는 장면들 속에서, 자기 길을 뚜벅뚜벅 걷는 연구자의 면모가 뚜렷이 드러난다. 어느 정도 수학에 익숙하고 수학의 매력을 아는 독자가 읽기에 알맞다.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안기연 옮김/승산·2만원.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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