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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잠깐독서] ‘촛불’ 더 타오를 수 있었다

등록 2011-01-21 21:32수정 2011-01-21 21:42

배반당한 개미떼들의 꿈
배반당한 개미떼들의 꿈
배반당한 개미떼들의 꿈

2008년 초여름 이명박 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촛불을 두고 이미 언론과 학계에서 많은 평가와 분석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 <배반당한 개미떼들의 꿈>처럼 광화문 거리와 인터넷에서 촛불을 가까이 관찰한 분석은 드물다. 지은이 박석삼은 20대 초반 광주항쟁의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을 만났고, 송기숙 교수 등이 앞장선 ‘민주교육지표선언’을 지지하는 전남대와 조선대 데모사건으로 수배돼 시인 김남주 등과 함께 도피생활을 했다. ‘서른 즈음에’라는 닉네임으로 촛불 연행자 모임에서 활동했다.

국가전복을 노린 전위적 투쟁에 청춘을 바친 이의 눈에 촛불은 어떻게 비쳤을까. 지은이는 촛불이 결코 광우병 소에 대한 정책반대운동이 아니라 미친 교육, 대운하, 의료민영화 등 국민을 배반한 이명박 정권에 대한 퇴진운동이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광우병 대책회의가 오히려 시민들의 투쟁을 제한하고, 평화적이고 수동적인 국민이 되기를 강요했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조직되지 않은 자생적 투쟁이었고, 기층 조직운동이 침체하고 침묵하였기에 혼자 힘만으로 이기기 어려운 투쟁이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항쟁은 많은 사람들의 삶과 의식을 변화시켰다. 촛불이 맛보았던 그 희열은 광장을 해방했던 역사상의 모든 민중들이 느꼈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삶을 위협할 수밖에 없는 이 체제의 본질을 알게 되면 될수록 우리들의 실천과 투쟁도 체제의 심장을 향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박석삼 지음/문화과학사·1만6000원.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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