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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주범 ‘밀’ 당장 끊어…다소 과격한 경고

등록 2012-06-29 20:38수정 2012-06-30 16:49

'밀가루 똥배'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 인윤희 옮김/에코리브르·1만8000원
'밀가루 똥배'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 인윤희 옮김/에코리브르·1만8000원
'밀가루 똥배'
탄수화물 중독에 대한 경고가 마침내 여기까지 이르렀다. 지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곡물, 튼튼하고 추위를 잘 견디며 쉽게 번성하는 작물, 1만년 가까이 식탁의 한가운데를 차지해 온 밀에 대한 경고다. 미국의 심장 전문의 윌리엄 데이비스가 쓴 책은 탄수화물을 줄일 것이 아니라, 밀을 완전히 끊으라고 당부한다.

쌀을 주로 먹는 우리에게도 남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 밀로 만든 음식은 어디에나 있다. 빵과 국수, 과자뿐만 아니라 아침에 먹는 시리얼, 수프, 여러 소스들에도 빠짐없이 밀이 들어 있다. 매일 꼬박꼬박 풍성하게 밀을 먹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지은이는 비만과 식탐의 주범을 밀로 지목한다.

진작부터 사람들은 정제된 흰 밀가루 대신 껍질을 덜 벗긴 통밀빵을 찾는 참이었다. 그런데 탄수화물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통곡물빵을 먹으면 혈당 지수는 72까지 올라간다. 스니커즈 바 1개를 먹었을 때 혈당수치가 41임을 고려하면 통곡물빵은 고혈당 식품이다. 매일 빵을 먹는 사람들은 반복해서 고혈당을 일으키고 그 결과가 특히 배 부근에 지방을 쌓는다. 고혈당은 자연스레 혈액 내 고인슐린을 유발하고 고인슐린은 신체에서 잉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수단인 내장지방 축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책은 이렇게 해서 불룩해진 배를 밀을 먹어서 살찐 배, ‘밀가루 똥배’라고 부른다. 똥배가 불룩할수록 깊숙한 내장지방의 인슐린 반응성 또는 인슐린 저항성이 떨어져 당뇨병이 생기고, 감염반응이 일어나 심장 질환과 암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밀가루 음식을 끊지 못한다면 자신의 의지박약을 한탄하기 쉽다. 그런데 책은 밀이 중독성이 강한 식품이라는 사실도 들춘다. 밀은 뇌의 모르핀 수용체를 한데 묶는 능력을 지닌 모르핀 유사화합물, 엑소르핀을 생성하는데 이 엑소르핀은 흥분, 중독, 식욕 촉진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밀을 끊으면 몇 주 동안 피로하거나 예민해지고, 무력감에 시달리는 금단현상을 겪는다.

수천년 동안 인류의 주식이었던 밀을 당장에 내치자는 이 과격한 주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적어도 열심히 운동하고 식이요법을 해도 전혀 몸무게가 줄지 않은 사람이라면 택해볼 수 있는 처방이다. 밀이 여러 건강 문제의 주범이라는 주장을 쫓다 보면, 50년 전 이종교배로 태어나 유전학적으로 위험한 현대 밀의 얼굴을 만난다. 진짜 범인은 밀을 원없이 탐식해온 현대인이다. 먹고 또 먹도록 자극해온 식품 산업이다.

남은주 <한겨레21>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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