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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여전히 도발적인 페미니즘의 고전

등록 2012-08-24 19:47

잠깐독서
여성, 거세당하다
저메인 그리어 지음, 이미선 옮김/텍스트·2만원

한 심리학자가 아기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관찰해보니 사람들이 여자 아기와 남자 아기를 대할 때 쓰는 단어와 표정이 크게 차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 있다. 여자 아기를 대할 때는 여성적인 몸짓으로 수다스럽게 말하고, 남자 아기에겐 더 적은 말을 건넨단다. <여성, 거세당하다>도 흡사한 주장이다. 성별을 결정짓는 것은 생리기관이 아니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고정된 성별대로 행동할 것을 기대하는 문화적·사회적 맥락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여성의 몸을 우울증, 히스테리의 근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전면 부정하며 오히려 “생리 휴가 따윈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여성은 생리 때문에 무능해지거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1970년에 출간되어 여성주의 운동의 상징이 됐던 이 책은 운동의 조류가 바뀐 지금 읽어도 여전히 도발적이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수십년전이나 지금이나 “여성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자유”라고 말한다. 다만 그 자유의 내용이 바뀌었다. 당시엔 여성이 성적 표현을 드러낼 수 있는 권리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안전한 섹스를 할 권리가 더 중요해졌다고 한다. 체제 변화도 여성주의의 언어를 바꾸었다. 지금 빈곤과 실직에 처한 수백만 여성에게 남은 것은 매춘에 빠질 자유, 영혼을 소비주의에 팔 자유뿐이라는 것이다. 예전에 거세당한 여성은 집에 갇혀 있었지만 지금은 청바지와 코카콜라 가는 곳을 따라 진을 친다.

남은주 <한겨레21>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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