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시원한 글쓰기> 오도엽 지음/한겨레출판·1만2000원
잠깐독서
<속시원한 글쓰기>
<속시원한 글쓰기>
“네 멋대로 써라.”
화장실에 재미삼아 끄적인 ‘똥발’ 낙서로 ‘얼떨결에’ 시인이 됐다. 공단, 농촌, 도시를 떠돌며 만난 기막힌 목소리를 그대로 옮겨 적자 르포작가가 됐다. 그러고 보면 글쓰기, 참 쉽다. 하지만 막상 잘 쓰고자 하면 안 써지는 게 글쓰기다. 시인이자 르포작가로 살아 온 지은이도 그랬다. 시인이 되고서는 손가락이 굳어버렸다. ‘있어 보이게’ 쓰려는 욕망이 앞선 탓에 세 해 동안 시 한편도 쓸 수 없었다. 청소년, 노동자들과 함께 한 글쓰기 수업을 묶어낸 이 책은 지은이의 이런 깨달음이 바탕이 됐다.
내 멋대로 쓰는 건 어떻게 쓰는 걸까? “욕도 사투리도 속마음도 거침없이 내뱉는 글”이다. 지은이는 ‘손’이 아닌 ‘입’으로 쓰라고 말한다. 요런 글이야말로 재밌고 속도 후련하단다. ‘완성도’보다 중요한 ‘울림’이 “나 아니면 누구도 쓸 수 없는 이야기”에 녹아 있어서다. 가슴속 돌덩이를 꺼내 자신과 묻고 답하는 게 글이요, “유서를 쓰다가 삶의 의지를 찾기도” 하는 게 글의 힘임을 풀어 놓는다. 책 속에 인용된 평범한 사람들의 글은 <속시원한 글쓰기>의 훌륭한 보기다.
자신만의 이야기가 바닥나면 어떻게 할까? 지은이는 ‘다독, 다사, 다작’이라는 ‘삼다’에 ‘다노’를 글쓰기 비방으로 얹는다. 잠시 책을 덮고 일을 하거나 이웃과 수다를 떠는 것. 또다른 삶 속으로 들어가면 글이 터져 나온다는 얘기다. ‘인터뷰 하는 법’, 글맛 살리는 문장 고침 ‘9가지 팁’도 챙겨 읽을 만하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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