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신화순례
글·그림 김봉준/미들하우스·2만원 “신화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음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이다.” <신화순례>는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말을 좇아 대륙을 쏘다닌 순례기다. 엉뚱하게도 지은이는 우리 신화의 원형을 찾아 미국 서부의 인디언 마을, 서유럽, 시베리아 등을 순례했다. 연해주, 바이칼, 몽골처럼 가까운 동아시아는 물론이다. 신화를 우리말로 ‘본향풀이’라고 한다는데, 본향을 찾아 멀리 돌아다닌 셈이다. 뜻밖에 우리와 가까운 상징은 도처에 널려 있었다. 하바롭스크 박물관에서는 신할아비 탈을 닮은 조상신상 가면을, 멕시코 인디언들의 달 신화에서도 옥토끼와 비슷한 ‘독슬기’를 만난다. 지은이 김봉준씨는 걸개그림이나 신명판화 형식을 처음 만들어냈던 화가이면서 조각가다. ‘농사꾼타령’으로 민중만화라는 장르를, 미술그룹 두렁을 만들면서 민족민중문화운동이라는 것을 시작하는 등 손 안 댄 곳이 없던 미술가다. 책에도 우리 신화를 소재로 해 그가 그린 정겨운 그림들이 여럿 실렸다. 신화학자 아닌 미술가가 지은 책은 그래서 지나치기 쉬운 작은 의미와 상징을 캐고 오래된 흙냄새를 털지 않고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캐낸다. 눈토끼 가죽, 매의 날갯죽지를 줄줄이 걸고 굿을 하는 몽골의 무당, 자기가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물건 쓰는 것을 절대 금지하는 연해주의 우데게이족 등이 그들이다. 남은주 <한겨레21> 기자 mifoc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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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김봉준/미들하우스·2만원 “신화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음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이다.” <신화순례>는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말을 좇아 대륙을 쏘다닌 순례기다. 엉뚱하게도 지은이는 우리 신화의 원형을 찾아 미국 서부의 인디언 마을, 서유럽, 시베리아 등을 순례했다. 연해주, 바이칼, 몽골처럼 가까운 동아시아는 물론이다. 신화를 우리말로 ‘본향풀이’라고 한다는데, 본향을 찾아 멀리 돌아다닌 셈이다. 뜻밖에 우리와 가까운 상징은 도처에 널려 있었다. 하바롭스크 박물관에서는 신할아비 탈을 닮은 조상신상 가면을, 멕시코 인디언들의 달 신화에서도 옥토끼와 비슷한 ‘독슬기’를 만난다. 지은이 김봉준씨는 걸개그림이나 신명판화 형식을 처음 만들어냈던 화가이면서 조각가다. ‘농사꾼타령’으로 민중만화라는 장르를, 미술그룹 두렁을 만들면서 민족민중문화운동이라는 것을 시작하는 등 손 안 댄 곳이 없던 미술가다. 책에도 우리 신화를 소재로 해 그가 그린 정겨운 그림들이 여럿 실렸다. 신화학자 아닌 미술가가 지은 책은 그래서 지나치기 쉬운 작은 의미와 상징을 캐고 오래된 흙냄새를 털지 않고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캐낸다. 눈토끼 가죽, 매의 날갯죽지를 줄줄이 걸고 굿을 하는 몽골의 무당, 자기가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물건 쓰는 것을 절대 금지하는 연해주의 우데게이족 등이 그들이다. 남은주 <한겨레21> 기자 mifoc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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