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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조선이 ‘하멜 표류’ 제대로 활용했더라면

등록 2012-10-05 20:34

잠깐독서
소설 하멜
김영희 지음/중앙북스·1만5000원

1653년 검은 눈, 검은 머리의 조선인 나라에 노란 머리, 푸른 눈의 네덜란드 선원들이 흘러들어왔다. 당시 명과 청이 바깥세상의 중심이던 조선인과, ‘야판’(일본)과 ‘캐세이’(중국)밖에 모르던 네덜란드 사람들의 만남은 서로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소설 하멜>은 두 나라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접속을 역사를 바꿀 수도 있었던 사건으로 주목한다. 앞서 조선에 표착한 네덜란드인 박연(벨테브레이)이 있기는 했지만, 이 새로 들어온 36명의 선원들은 선박 건조, 화포 제작에 근대 의술과 천문학적 지식까지 갖춘 사람들이었다. 국제문제 기자로 일해온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의 눈에 “조선이 그들의 표착을 계기로 넓은 세상에 눈을 뜨고 미래를 준비했다면 우리 역사는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멜의 조선살이는 국가적인 기회상실의 전형”이라는 지은이의 아쉬움은 상상력과 사료를 활용해 재구성한 소설 곳곳에 묻어난다. 네덜란드 기술자들은 제주에서 한양으로 불려와 기껏해야 국왕 호위에 장식품으로 동원되거나 사대부집에 불려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주면서 살았단다. 지은이는 효종과 친명 신료들의 북벌론을 가소롭고 비현실적인 정책이었다고 평가한다. 하멜 일행은 일본으로 탈출해 고국에 돌아갈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청의 권력에 치이던 우리는 어떠한 기회도 잡지 못했다. 역사소설은 기자가 쓰는 칼럼만큼이나 세계관을 드러낸다.

남은주 <한겨레21>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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