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삶은 홀수다
김별아 지음/한겨레출판·1만2000원
삶은 홀수다
김별아 지음/한겨레출판·1만2000원
“여자가 되었다는 것은 이 무슨 불행인가? 게다가, 여자이면서 자기가 그중 하나라는 것을 정말 모르고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지독한 불행이다.”
키르케고르가 이런 괘씸한 소리를 한 줄은 몰랐다. 소설가 김별아는 이 지독한 편견을 인용하며 “나는 작가다, 그리고 여성이다. 그것을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의무다”라고 말한다. 여자라는 것만 문제인가. 에세이집 <삶은 홀수다>에서는 생애 전환기라는 말의 우울함, 인맥관리와는 거리가 먼 경력, 먹고살기의 고단함에 투덜대면서 “삶은 어차피 홀수”라는 입바른 소리를 던진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에게 “이제 고아 되셨네” 그랬다는 작가다.
책엔 “사람은 부모보다 자기가 사는 시대를 더 닮는다”는 격언처럼 그가 지닌 낙천적 성품을 이겨먹는 비관적인 시대 이야기가 함께 나온다. 남한강 공사 현장에서 만난 지렁이와 달팽이의 사체 행렬, ‘좌빨 작가’라 욕하는 익명의 편지, 사육장이 되어버린 학교와 학원들이다. 2008년부터 4년 넘게 <한겨레>에 연재해온 칼럼을 엮어낸 책을 보면 지난 4년 우리가 함께 앓았던 골칫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해를 넘겨 읽으니 지난 몇 년 동안의 세상에 대한 후기처럼 보인다. 물론 김별아식 후기다. “그러다가는 지잡대 나와 취직도 못한 루저가 되리라는 세상의 저주가 졸라 재수없다. 졸라!”
남은주 <한겨레21>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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