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은 아이>
한종선·전규찬·박래군 지음/문주·1만4500원
잠깐독서
<아남은 아이>
한종선·전규찬·박래군 지음/문주·1만4500원
<아남은 아이>
한종선·전규찬·박래군 지음/문주·1만4500원
1984년, 9살 아이가 복지원에 끌려간다. 그로부터 3년 뒤 복지원이 폐쇄됐고 아이는 세상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3년 만에 그는 짐승의 눈빛과 끔찍한 기억만 지닌 아이가 되었다. 함께 끌려갔던 누나와 아버지는 평생 정신병원을 떠돌아야 했다.
<살아남은 아이>는 부산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한종선씨가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향해 절규하듯 써내려간 사건의 기록이다. 당시 국내 최대 사회복지시설 중 하나였던 그곳은 5공화국이 사회정화를 위해 3000명 넘는 저소득층, 떠돌이, 행려병자 등을 수용했던 곳이다. 이 책은 해마다 국가에서 19억원을 지원받았던 그곳에서 12년 동안 513명이 숨진 이유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복지원에서 일상화한 성폭행, 구타, 고문과 기합 등을 글과 그림으로 자세히 증언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정신이상이 되거나 지체장애인으로 떠돌았다. 올해 초부터 한씨가 국회 앞 1인시위를 시작하면서 사건을 세상에 알리려 했던 이유도 살의와 분노 앞에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원장이 2년 남짓한 형을 받는 데에 그쳤던 이유가 무엇인지도 묻는다. 전두환 정권 아래 평통자문위원이었던 원장의 ‘실력’과도 관계있으리라는 추측이 남는다. 그러나 이 책은 가해자 처벌 요구에 머무르지 않는다. 부랑인을 제거하고 얻는 사회안정을 용인했던 우리는 국가의 폭력적 시설 또한 용인한 공범이었다.
남은주 <한겨레21>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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