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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뭔가를 시도하라 마법이 펼쳐진다

등록 2013-05-19 20:17

내 인생이 바뀐 날
아녜스 드자르트 글, 황가영 그림,
조현실 옮김/문학과지성사·8500원
때론 사소한 우연이 한 사람의 운명을 흔들어 놓는다. 주인공 안톤의 삶 역시 그렇게 바뀌었다.

심술궂은 티에리 선생을 담임으로 둔 안톤은 하루 종일 학교를 벗어날 방법을 찾는 데만 골몰한다. 학교는 안톤의 목을 옥죌 뿐이다. 안톤은 먹는 걸 빼고 모든 걸 ‘그만둬’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안톤은 우연히 길에서 페리바노 음악 선생을 만난다. 이 선생에게 중세 악기 ‘세르블라’를 배우면서 별 볼일 없던 소년은 어느새 음악 신동으로 성장하게 된다.

변화는 안톤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안톤은 엄마, 아빠가 돈을 벌러 외국에 간 탓에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안톤의 눈에 비친 할머니는 ‘마른 꽃’ 같다.

그림 문학과지성사 제공
그림 문학과지성사 제공
안톤의 노래는 할머니의 젊음을 깨운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음악을 했는지조차 잊고 살았지만, 예전의 할머니는 실력 있는 피아노 연주자였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 토끼, 아니 캥거루처럼 피아노 건반 위를 뛰어다니자 샘물처럼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악 속에서 할머니와 안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안톤은 비로소 인생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열살이든 일흔두살이든 나이는 중요치 않다.

작가는 극적 사건 없이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며, 변화는 사실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일어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찾지 않는 사람에겐 그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이 쓸모 없는 존재로 느껴질 때 지금껏 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어느샌가 눈앞에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덧붙여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안톤의 말처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거니까”.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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