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바뀐 날
아녜스 드자르트 글, 황가영 그림,
조현실 옮김/문학과지성사·8500원
아녜스 드자르트 글, 황가영 그림,
조현실 옮김/문학과지성사·8500원
때론 사소한 우연이 한 사람의 운명을 흔들어 놓는다. 주인공 안톤의 삶 역시 그렇게 바뀌었다.
심술궂은 티에리 선생을 담임으로 둔 안톤은 하루 종일 학교를 벗어날 방법을 찾는 데만 골몰한다. 학교는 안톤의 목을 옥죌 뿐이다. 안톤은 먹는 걸 빼고 모든 걸 ‘그만둬’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안톤은 우연히 길에서 페리바노 음악 선생을 만난다. 이 선생에게 중세 악기 ‘세르블라’를 배우면서 별 볼일 없던 소년은 어느새 음악 신동으로 성장하게 된다.
변화는 안톤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안톤은 엄마, 아빠가 돈을 벌러 외국에 간 탓에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안톤의 눈에 비친 할머니는 ‘마른 꽃’ 같다.
안톤의 노래는 할머니의 젊음을 깨운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음악을 했는지조차 잊고 살았지만, 예전의 할머니는 실력 있는 피아노 연주자였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 토끼, 아니 캥거루처럼 피아노 건반 위를 뛰어다니자 샘물처럼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악 속에서 할머니와 안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안톤은 비로소 인생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열살이든 일흔두살이든 나이는 중요치 않다.
작가는 극적 사건 없이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며, 변화는 사실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일어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찾지 않는 사람에겐 그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이 쓸모 없는 존재로 느껴질 때 지금껏 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어느샌가 눈앞에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덧붙여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안톤의 말처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거니까”.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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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문학과지성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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