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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과학 베스트셀러 5년만에 바뀌나

등록 2013-06-23 20:29

베스트셀러 분석
지난 5년여 동안 국내 과학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는 늘 낯익은 책이 올라 있었다.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을유문화사)다. 이 잔잔한 연못에 지난 2~3주 사이 풍덩 물결이 일었다. 초판 20주년 기념 완역본으로 지난 10일 새로 출간된 <카오스>(제임스 글릭, 동아시아)가 1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6월 셋째 주 들어 온라인 서점 예스24, 알라딘의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에는 <카오스>가 1위로 등극했다. 교보문고 온라인 집계에서도 <카오스>가 <이기적 유전자>를 제쳤다. 카오스를 펴낸 동아시아 출판사의 한성봉 대표는 “출간 2주 만에 1쇄 3000부를 모두 팔았고 2쇄를 절반 정도 판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카오스>의 이런 판매 추세가 이어질지, 분석은 엇갈린다. 예스24의 ‘자연과 과학’ 분야 담당자인 김성광 대리는 “교양과학 분야 고전으로 인정받는 <카오스>가 다소 등락은 있더라도 새로운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점쳤다. 반면 알라딘의 과학 분야 담당자인 박태근 대리는 “<카오스> 판매량이 종합베스트 50위 안에 못 든다”며 “이 정도로 1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은 과학 분야 독자 수가 워낙 한정돼 있어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석의 바탕에는 과학 출판 시장의 특이성이 자리한다. 현재 과학 출판 시장은 철저히 스테디셀러 위주다. <이기적 유전자>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것의 역사>(빌 브라이슨), <과학 콘서트>(정재승), <코스모스>(칼 세이건) 등이 몇년째 상위권을 꽉 쥐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가 1976년 출간됐고 <카오스>도 20주년 판을 다시 번역한 ‘고전’이다. 정문희 교보문고 광화문점 북마스터는 “스테디셀러 위주 시장에서 유명 저자의 책이나 이미 이슈가 된 책이 나와야 팔리고 이게 다시 추천도서가 돼 계속 순위에 머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출간 18개월이 넘으면 30% 이상 할인 판매하는 서점들 때문에 스테디셀러가 더 팔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하는 출판사 대표도 있다. <이기적 유전자>도 온라인 서점에서 30% 이상 할인한다.

독자층도 워낙 얕다. 박태근 대리는 “국내 고정 과학 독자는 2000명 수준”이라며 “4~5년 전부터 인문 출판사들이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져 국외 유명 판권 따기 경쟁도 붙었는데 막상 국내 독자가 많지 않아 웬만한 걸로는 출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한성봉 대표는 “한국에선 고급 인문학 독자들도 과학 서적을 읽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종이책 시장의 1%를 점했던 과학 분야는 올해 상반기엔 0.8%로 떨어졌다. 독자가 없으니 새 책이 나오기 힘들고, 스테디셀러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니 독자 늘기도 어려운 구조 속에서 <카오스>가 날갯짓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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