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더운 날이니 슬픈 이야기보다도 무서운 이야기보다도 우습고 우습고 허리가 아프게 우스운 이야기를 하나 하지요.” 방정환 작가의 손맛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야기 속에 빠져들기에 여름은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출판사가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와 손잡고 <한국 근현대 동화작가 100선>을 내놨다. 작가의 흑백 초상화로 시작되는 책에는 12~15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본문에는 그림을 넣지 않고 글에만 집중했다.
이번 시리즈는 고전을 전문으로 출판해온 ‘지식을만드는지식’이 펴낸 첫 어린이책 기획이다. 한국의 아동문학 100년사에 기록될 동화작가 100인을 선정해 이미 세상을 떠난 17명을 제외한 나머지 작가들에게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게 했다. 예전 작품이어서 맞춤법이 다를 경우 퇴고도 다시 했다. 단,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의 경우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글맛을 그대로 살렸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읽을 수 있지만 출판사는 “교사, 학부모, 동화를 즐기는 일반 교양 독자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동화를 요약된 내용의 그림책으로만 접했던 독자라면 완결된 작품을 읽으며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는 내용인데도 푹 빠져 읽게 될 만큼 ‘글의 힘’이 세다. 한 손에 잡히는 작은 책이니 덥지 않아 더 좋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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