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담은 <인생 수업>이 5주째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베스트셀러 분석
법륜 ‘인생수업’ 5주 연속 1위
‘즉문즉설’ 대중강연 주제별 묶어
종교 초월한 위로 메시지 호소력
법륜 ‘인생수업’ 5주 연속 1위
‘즉문즉설’ 대중강연 주제별 묶어
종교 초월한 위로 메시지 호소력
법륜 스님이 쓴 <인생 수업>(유근택 그림, 휴 펴냄)이 5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7일 출간된 <인생 수업>은 한국출판인회의가 11~17일 집계한 순위에서 곧바로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예약판매부터 반응이 뜨거웠던 이 책은 5주 사이에 20만부가 팔려나갔다.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출판 시장에 흔치 않은 기세다.
11월 셋째주 현재 <인생 수업>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등 대형 서점들에서 모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를 기준으로 보면 <인생 수업>은 9주 연속 1위를 달리던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를 제치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현재 <인생 수업>을 제외하면 종합 2~7위는 모두 소설로 <제3인류 1, 2>(베르나르 베르베르), <높고 푸른 사다리>(공지영), <정글만리 1, 2, 3>(조정래)이 차지하고 있다.
<인생 수업>의 구매층은 연령별로는 30~40대, 성별로는 여성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예스24의 경우 전체 구매자 중 30대가 41.1%, 40대 34.1%를 차지했고 성별로는 여성이 64%에 달했다. 알라딘 역시 “20~50대가 폭넓게 구매하고 있으며 최다 구매층을 40대,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6 대 4”라고 밝혔다.
<인생 수업>은 정토회 설립자인 법륜 스님이 대중의 질문에 바로 답하는 방식의 ‘즉문즉설’ 대중 강연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해 묶어낸 책이다. 그중에서도 ‘행복한 인생’에 초점을 맞춰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 당신은 행복합니까?’라고 묻는 1장에는 결혼 고민부터 갱년기 우울증까지 다뤘다. 2장 ‘생로병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지나 3장과 4장에서는 ‘쌀과자처럼 바삭하게’ 이별하는 법을 설파한다. 5장과 6장은 장년층에 초점을 맞춰 ‘인생 후반전,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는 법’,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이다.
책을 펴낸 김수영 휴 편집인은 “애초에는 40~60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인생 후반전’ 콘셉트로 잡았다가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생에 대한 고민은 모든 세대에 걸쳐 있는 것’이란 생각에 방향을 수정해 어느 세대든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중년 이후 세대를 보듬으면서도 인생의 큰 줄기에 놓인 고민들을 파고든 것이 이 책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법륜 스님은 2010년에 결혼과 부부 관계를 중심으로 한 <스님의 주례사>를, 2011년에는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한 <엄마 수업>을 냈다. 모두 ‘즉문즉설’식 구성이다. 두 책 모두 한겨레출판의 명상·생태·종교 분야 출판브랜드인 ‘휴’에서 나왔다. <스님의 주례사>가 지금까지 48만부, <엄마 수업>이 35만부가 팔려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긴 했지만 그와 비교해도 이번 <인생 수업>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김기옥 예스24 종교서적 담당 엠디(MD)는 “지은이 한명이 연령대별로 타깃 독자를 나눠 여러 권의 책을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라며 “이번 책은 중년, 그 이후의 삶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인생 전반의 고민을 담아 독자 폭도 더욱 넓어지고 반응이 전작에 비해 더욱 폭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높아진 법륜 스님의 인기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터파크 도서의 종교 담당 송현주 엠디는 “전작을 통해 이미 100만여 독자들에게서 공감을 얻어낸 법륜 스님은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출연으로 인지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라며 “지속적인 대중 강연과 포털사이트 다음, 팟캐스트를 통한 ‘즉문즉설’로 세대를 아울러 꾸준히 소통하고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스님들의 글이 지닌 ‘힐링’ 코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독자층을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알라딘 서점의 송진경 종교 담당 엠디는 “지난해에도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장기 베스트셀러가 됐다”며 “스님들의 책이 지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특정 종교인이지만 한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명상, 자비, 마음 훈련, 힐링, 위로의 열쇳말로 종교를 초월한 대중적 메시지들을 설파하는 데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수영 휴 편집인은 “물질 중심, 무한 경쟁 사회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건강한 삶, 정신의 휴식을 위한 책이나 문화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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