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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대선 그 후 진보진영은 바뀌었는가

등록 2013-11-24 20:07

18 그리고 19
이창곤·한귀영 외 19명 지음
밈·1만8000원
“국가정보원에는 ‘기밀’이 없고 국가기록원에는 ‘기록’이 없고 민주당에는 ‘능력’이 없고 새누리당에는 ‘양심’이 없다. 그리고 박 대통령에게는 ‘생각’이 없다”는, 인터넷에 떠돈다는 말로 책은 시작한다. 국정원 사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상황을 풀기 위해 책은 2012년 12월 대선, 그 ‘멘붕’의 순간으로 돌아가보자 한다.

이 책은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가 대선평가포럼을 구성해 18대 대선을 분석하고 평가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정치, 정책, 선거 세 분야의 전문가들과 문재인·안철수 캠프에 참여했던 핵심 인사들이 포럼에 참석했다. 핵심은 변화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표출됐던 이명박 정권 말기에 왜 보수세력이 성공하고 야권이 패배했는가로 모아진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가난한 이들의 보수정당 지지가 오래전부터 지속된 것이 아니라 17대 대선 이후 부각된 현상”이며 “이러한 경향은 민주화 이전 세대인 50대 이상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안보와 성장주의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묶는 핵심 가치이며 이 세대의 가난한 이들은 “사회보장 제도의 혜택도 별로 받지 못한 채 40대 이하 세대보다 훨씬 빈곤하게 사는 상황에서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무능의 경험이 겹치면서 보수적 경향이 더 강고해지고 있다”고 한다.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지방 유권자와 50대 이상 유권자가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현실적인 이유로는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지구당이 해체되면서 정당과 지역의 연계가 현저히 약해지자 시·도·군에 분포한 새마을부녀회와 같은 여성 중심적 보수 조직의 독무대가 되었다. 둘째, 지역 공동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형교회들의 보수화로 보수적 가치가 자연스럽게 내면화됐다. 마지막으로 50대 이상에게 종합편성 채널의 보수적 논조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50대 보수화론’에 의문을 제기하며 “냉정하게 보면 대선 평가를 지배한 50대 보수화론은 민주당의 ‘2030세대 동원 전략’ 실패의 산물”이라고 비판한다. “베이비 붐 세대로 태어나 학력과 계층에 따라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온 50대를 하나의 유권자 집단으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놀랍지 않게도 18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영남 후보론과 세대 동원 전략은 무력하게 실패했고 민주당은 ‘안철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진보진영의 새로운 리더십 만들기, 풀뿌리 조직 강화, 진보진영의 정치이념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대선 직후 포럼을 통해 논의된 내용의 결과물이니 책이 늦게 나왔다. 이창곤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도 책 서문에 이 점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덕분에 선거가 끝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 진보진영과 민주당이 그동안 여러 전문가가 내놓았던 급박한 제안 중 무엇을 얼마나 실행했는가를 되짚어 볼 수 있기도 하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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