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미(49) 작가의 인기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 펴냄)의 영문판이 26일 출간된다. 저작권 대행사인 케이엘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마당을 나온 암탉>(영문판 제목: The Hen Who Dreamed She Could Fly·작은 사진)이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책으로 26일부터 미국의 서점에서 독자들을 만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다시 한번 미국 출판시장에서 한국 작품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영문판을 낸 출판그룹 펭귄이 이 책의 초판만 2만5000부를 찍었고, 연말연시를 겨냥해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지면에 광고를 실을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랜덤하우스와의 합병으로 세계 영어권 출판시장의 25%를 차지하게 된 펭귄이 처음으로 낸 한국 작가의 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 하나로 양계장을 나온 암탉 ‘잎싹’이 아기 오리를 극진히 보살피며 제 목숨을 족제비에게 내어주기까지의 삶과 죽음을 그린 이 동화는 2000년 국내에 출간된 이후 13년 동안 159만부가 넘게 팔려나가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1년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져 배우 문소리, 최민식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인기를 끌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지금까지 22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지금까지 폴란드, 대만, 인도네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 등에서 출간됐고 이탈리아, 러시아, 베트남, 브라질, 레바논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지난 2월 폴란드에서 ‘2012년 최고의 어린이·청소년문학’ 작품으로 선정됐다. 또한 내년 4월 영국에서 열리는 런던국제도서전 둘째날에 황선미 작가가 ‘오늘의 작가’로 선정돼 도서전 기간 내내 런던의 모든 서점 쇼윈도에 <마당을 나온 암탉>이 전시될 예정이다. 황 작가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해외에서 내 작품을 사랑해 준다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인간의 본성에 가닿는 스토리는 국경이 없다는 데 어린이문학의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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