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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단독] 한경비피 출간 ‘관계의 힘’ 사재기 적발

등록 2013-11-29 08:10수정 2013-11-29 10:11

베스트셀러 만들려 자사책 사들여
RHK 출판 자기계발서 2권도 포함
출판단체 회원 박탈 등 제재 예상
출판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온 ‘사재기’가 줄줄이 드러났다. 특히 직장인들의 자기계발서 열풍이 몇년째 계속되는 가운데 이 분야 1위 책까지 명단에 포함돼 파장이 클 전망이다.

28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출판유통심의위원회(심의위)는 회의를 열어 한국경제신문의 출판 법인인 ‘한경비피(BP)’에서 펴낸 자기계발서 두권에 대해 만장일치로 ‘사재기’라고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23일 출간돼 현재 자기계발서 분야 베스트셀러 1위(교보문고 기준)를 달리고 있던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관계의 힘>(이하 <관계의 힘>)은 즉각 순위에서 삭제될 예정이다. 5월 출간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는 초기 두달 동안에는 예스24 기준으로 자기관리서 분야 10위권 안에 없다가 8월 둘째주 갑자기 2위로 상승했다. <관계의 힘>은 ‘비회원 구매’ 방식으로 1000여건의 주문이 한군데의 주소에서 들어왔으며 <원하는 것…>은 수령지를 달리하는 여러 명의 회원이 돌아가며 구매한 정황이 드러났다.

심의위는 또 ‘알에이치코리아’(RHK) 출판사의 자기계발서 두권에 대해서도 사재기로 결론내려 9월 말 문화체육관광부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출판사가 지난해 6월 펴낸 <콰이어트>는 한달 만에 4만부가 팔려 빠른 속도로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했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역시 4월22일 출간 뒤 한달도 안 된 5월 둘째주에 예스24 기준으로 사회 분야 베스트셀러 1위(종합 15위)에 올라섰다. 심의위는 이 출판사 직원과 그 지인들의 이름으로 출간 초기 집중적으로 구매가 이뤄진 증거를 포착했으며 사재기를 하지 않은 기간에는 순위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출판사 쪽 조사를 마치고 조만간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재기는 출판사가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하기 위해 자사 책을 사들이는 행위다. 5월 소설가 황석영씨의 신작 소설을 낸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사재기 논란에 휩싸였는데 반년도 채 안 돼 또다른 사례가 잇따라 터진 셈이다.

특히 한경비피의 사재기 적발은 출판계, 유통계와 작가,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10월29일 ‘건전한 출판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자율 협약’을 맺은 뒤 터진 첫 사례다. 협약 체결 전에는 출판계 대표, 온·오프라인 서점 대표, 소비자·작가·변호사 등 2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심의위가 사재기로 결정한 출판사를 문체부에 신고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부터는 더 강도 높은 규제를 받게 된다. 심의위의 사재기 결정만으로 해당 출판사의 출판단체 회원 자격 박탈과 베스트셀러 목록 제외, 서점과 출판단체 홈페이지 공지 조처가 진행된다. 협약에 따른 규제 외에도 심의위는 한경비피를 사재기 혐의로 문체부에 신고할 예정이다. 문체부에서도 사재기로 결론이 나면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23조 제1항 위반으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게 된다.

한경비피 쪽은 이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알에이치코리아 쪽은 “홍보용 책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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