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비룡소 제공
유은실 글, 서현 그림
비룡소·9000원 지난 26일 <일수의 탄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유은실씨는 “제 생일이 7월6일인데 아버지는 ‘하루 뒤에 태어났으면 이름을 칠칠이라 지으려 했다’고 말하곤 했다”며 “때문에 어린 시절, 7월7일에 태어난 아이에 대한 상상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7월7일에 태어난 ‘백일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은 이 작가에게 ‘아주 오랜 창작의 결과물’인 셈이다. 어렵게 낳은 아들에게 ‘일등할 때 일, 수재할 때 수’란 뜻의 이름을 붙여주고 부모는 온갖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아이는 담임 교사가 ‘특기사항’을 적으며 “도무지 적을 만한 특징이 없다”고 느낄 정도로 ‘모든 면에서 딱 중간’인 아이로 성장한다. “인생 별거 아니”라고 말해주던 아버지는 중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다. 일수는 “아들이 나를 돈방석에 앉힐 것”이라 기대하며 아들이 쓴 “하면 된다”는 붓글씨를 애지중지하는 어머니와 살아간다. “해서 된 게 하나도 없는” 현실 속에서 일수는 청년 백수가 된다. 책은 일수를 서른살까지 따라간다. 떠밀려 들어갔던 서예반에서 배운 붓글씨 덕분에 일수는 ‘가훈을 써주는 일’을 한다. 그럭저럭 살다가 서른살의 어느 날, 거울 앞에서 일수는 묻는다. “내 쓸모는 누가 정하지?” 작가는 “남이 보기에 인생이 엉망진창인 것 같아도 거기에도 빛나는 유머가 있고 각자만의 삶이 있다는 얘길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소년 소설로는 드물게 영화화 계약이 완료된 <마지막 이벤트>의 지은이답게 이번 소설의 주인공들도 생동감이 넘친다. 중학 1학년부터.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그림 비룡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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