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의 집’에 사는 초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그림책 <크리스마스 선물>의 그림들. 성탄 선물을 기대하는 아기 곰(위)의 표정과 착한 아기 곰에게 선물 여러개를 전달하는 루돌프의 모습(아래)을 정성껏 그렸다. 그림책공작소 제공
이야기 만들고, 직접 그림 그려
그림책공작소가 책 내고 앱 제작 아기 곰이 숲 속에서 산타 할아버지가 떨어뜨리고 간 커다란 선물 주머니를 주웠다. “왜~ 신난다!” 집으로 가던 아기 곰은 추위에 떠는 토끼를 만났다. 옷 선물을 주었다. 배가 고픈 생쥐도 만났다. 먹을 것을 주었다. 손이 시려운 사슴에게 장갑을 주고 나니 선물 주머니는 텅 비고 말았다. “하나도 없는데 기분이 좋은걸.” 무연고 아이들 100여 명이 모여사는 의정부의 ‘이삭의 집’ 어린이들이 만든 이야기다. 초등학교 1~4학년 7명이 모여 이 이야기에 맞춰 연필·크레파스·색연필로 그림을 그렸고, 낭독을 했고, 성탄 노래까지 불렀다. 이 모든 콘텐츠를 담아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제목의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했다. 무료와 유료(1000원), 두 버전이 있으며 수익금은 전액 ‘이삭의 집’에 기부된다.아기 곰이 숲 속에서 산타 할아버지가 떨어뜨리고 간 커다란 선물 주머니를 주웠다. “와~ 신난다!” 집으로 가던 아기 곰은 추위에 떠는 토끼를 만났다. 옷 선물을 주었다. 배가 고픈 생쥐도 만났다. 먹을 것을 주었다. 손이 시린 사슴에게 장갑을 주고 나니 선물 주머니는 텅 비고 말았다. “하나도 없는데 기분이 좋은걸.” 무연고 아이들 100여 명이 모여 사는 의정부의 ‘이삭의 집’ 어린이들이 만든 이야기다. 초등학교 1~4학년 7명이 모여 이 이야기에 맞춰 연필·크레파스·색연필로 그림을 그렸고, 낭독을 했고, 성탄 노래까지 불렀다. 이 모든 콘텐츠를 담아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제목의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했다. 무료와 유료(1000원), 두 버전이 있으며 수익금은 전액 ‘이삭의 집’에 기부된다.(앱 다운로드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moglue.u21670747c8984c06a4a5c40ddaeccd6f) 기획을 이끈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이론을 공부하고 그림책 출판사를 차린 이기석(37) 그림책공작소 대표다. 딸아이를 낳은 뒤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는 이 대표는 지난 8월부터 문화적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곳의 아이들을 찾아나섰다. 인제군 신원분교 어린이들과 함께 만든 그림책 <신월 분교 아이들의 가을 운동회>이 첫 작품이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다음 행선지로 선택한 곳이 무연고 아이들이 사는 보육원이었다. “그림책 작업을 위해 보육원을 6번 정도 찾아갔는데 아이들이 그림에 푹 빠져 너무도 재밌어하며 ‘잘 시간까지 같이 있자’고 붙잡곤 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그림책을 종이책으로 펴내긴 했지만 대량 생산을 하지 못해 판매는 하지 않는다. 기념의 의미로 아이들과 나눠가졌을 뿐이다. 시간에 쫓겨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은 만들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동화 속에서 빈 선물 주머니를 갖고 집에 돌아간 아기 곰은 어떻게 됐을까. 그날 밤 산타클로스는 “너에겐 더 많은 선물 주머니를 줘야겠구나”라며 잠든 아기 곰에게 선물을 여러 개 주었다. 아이들이 꿈꾸는 ‘나눔의 세상’은 이런 모습이다. 과정이 더 아름다웠던 작업이었지만 결과물의 수준도 만만치 않다. 잠들기 직전까지 고사리 손으로 덧칠한 그림, 한 단어 한 단어 정성을 다해 낭독한 동화, 손 잡고 부른 캐롤송은 아이들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전해준다. 앱 관련 문의 librarybus@naver.com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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