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출판 잠깐독서
엉터리 심리학
스티븐 브라이어스 지음, 구계원 옮김
동양북스·1만3000원
엉터리 심리학
스티븐 브라이어스 지음, 구계원 옮김
동양북스·1만3000원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 요즘 부모들의 바람은 강박에 가깝다. 어린 시절 양육자와 맺은 관계가 성인이 됐을 때의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애착이론 영향이 크다. 이런 심리학 세례를 받고 자란 부모들은 높은 자존감을 신성불가침 목표처럼 여기기 쉽다. 그런데 이 책은 어른이 되어서도 어렸을 때와 같은 애착 스타일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17%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영국의 임상심리학자인 지은이는 자존감이 향상되면, 애착이 잘 형성되면, 심리적 문제가 치유된다고 여기는 생각을 ‘엉터리 심리학’이라고 부른다.
자기 감정을 표현해야 건강하다는 믿음도 그렇다. 트라우마를 겪었을 때 차라리 감정을 억누른 사람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적게 경험했다는 연구도 있다. 책은 자존감이 높으면 성적이 올라간다거나, 더욱 행복해지려 노력하자는 주장이 오히려, 높은 자존감이나 문제없는 삶에 집착하는 태도를 만들어낸다고 짚는다. “(엉터리 심리학을 듣고 자란 세대는) 항상 기분이 좋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돼 있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상처의 출발점을 죄다 어린 시절로 돌리는 식의 이론을 쉽게 받아들이는 대신, 당신이 지닌 모든 콤플렉스와 신경증이 정말로 부모 탓인지 되돌아보라고 권한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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