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교양 잠깐독서
세상물정의 사회학
노명우 지음
사계절·1만6800원
세상물정의 사회학
노명우 지음
사계절·1만6800원
싱글남 사회학자로서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1인 가구의 문제를 사려 깊게 다뤘던 노명우씨가 이번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을 고민하며 ‘세상물정’을 이야기한다. “당신의 삶은 세계의 사건 중 한 조각이 아니라, 세계 사건의 전체”라는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되는 이 책은, 개개인이 이미 자기도 모르게 세속의 사회학자라고 말한다. 책을 쓰는 동안 어디를 가든 태블릿 피시를 들고 다녔다는 지은이는 술집과 카페, 버스와 지하철에서 지나쳤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 책의 숨겨진 공저자라고 밝힌다.
상식, 명품, 프랜차이즈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불안, 종교, 수치심, 취미, 섹스, 자살, 노동, 게으름, 죽음 등으로 이어지며 세속의 이면, 냉혹한 현실과 마주한다. 스물다섯 편의 글들은 안토니오 그람시, 막스 베버, 발터 베냐민, 수전 손택 등 사회학·문학의 거장의 눈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또다른 방법을 안내한다. 모두가 위안을 찾는 시대에 냉정한 현실을 직시할 것을 주문하면서 지은이는 “당신의 고통은 당신 탓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상처받은 삶은 상처받은 사회를 치유하지 않은 채 치유될 수 없으며, 힐링의 위장막을 걷어내고 고통스러운 ‘콜드 팩트’를 대면할 때 비로소 이 야만스러운 세계에서 ‘좋은 삶’을 지켜내는 방어술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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