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교양 잠깐독서
빈곤을 보는 눈
신명호 지음
개마고원·1만5000원
빈곤을 보는 눈
신명호 지음
개마고원·1만5000원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빈곤론 교양서를 쓰자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하지만 가난이란 주제가 ‘재미, 교양’과 어울리는 개념일까. 인류학 석사 논문을 쓰러 철거민 정착촌에 들어갔다가 그곳에서 12년을 살며 빈민운동을 시작했던 신명호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소장은 <빈곤을 보는 눈>을 쓰며 이런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읽히게 쓰고 싶었던 이유는 “한때 우리 사회가 완전히 떠나보냈다고 믿었던 빈곤이란 놈이 슬그머니 우리 앞에 돌아와”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것도 더 완강한 태도로. 외환위기 이후 “가난은 개인 탓”이란 ‘미신’도 강력해지고 있다고 책은 말한다.
책은 빈곤이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을 갖지 못한 상태”라면서 그 ‘최소한’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한국의 가난은 “1999년 최저생계비를 처음 책정할 때 그 수준이 당시 도시 근로자가구 평균 소득의 46%였는데 2008년에는 35%, 2013년에는 30%로 떨어졌다”며 최저한의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데에 “국가가 자기 역할을 점점 더 소홀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 건강, 심지어 날씨도 가난을 차별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비빌 언덕이 되어줄 ‘사람’조차 없다. 그리하여 가난은 대물림된다. 그는 노숙인들을 직접 만나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의 빈곤 문제와 빈곤층의 투표 성향에 관한 연구까지 ‘술술 읽고’ 나면 대안에 대한 ‘묵직한 고민’이 시작된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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