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 박홍규 지음/해너머·2만6000원
2월 3일 교양 잠깐독서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
박홍규 지음
해너머·2만6000원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학교를 다닌 시간은 햇수로 8년이 못 되지만 그가 남긴 편지에서 언급한 책은 300권이 넘는다. 고전부터 당대까지 150명이 넘는 작가들을 두루 섭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책은 “나는 빵을 먹고 싶은 것과 같이 공부를 하고 싶다”고 썼던 열정적인 독학자이며 책벌레였던 반 고흐의 독서편력을 추적한다. 반 고흐는 책만을 가지고 정물화를 여럿 그렸으며 찰스 디킨스의 영향으로 <의자와 담뱃대>를, 조지 엘리엇의 사회정치소설 <급진주의자, 펠릭스 홀트>를 읽고 <아를의 침실>을 그리기도 했다. 반 고흐가 읽은 책의 목록을 좇다 보면 성경을 품고 다녔던 젊은 전도사, 오노레 드 발자크 소설의 비참한 인물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공감하는 화가, 광부들의 파업을 다룬 에밀 졸라의 소설 <제르미날>에서 시대사상의 세례를 받은 사상가의 모습들이 입체적으로 떠오른다. 그의 그림이 그렇듯 모든 독서는 홀로 이룬 것이다.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에는 ‘책과 그림과 영혼이 하나 된 사람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그것들을 모두 홀로 이룬 사람’이라고 덧붙여져야 마땅하다. 그런데 책은 “빈센트가 주로 어떠한 책을 읽어 왔는지, 나아가 어떻게 사상과 예술을 구축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만 쓴 것이 아니다”고 밝힌다. 어린 시절 반 고흐 전기를 읽고 화가가 되기를 꿈꿨던 영남대 박홍규 교수는 오랫동안 반 고흐를 읽고 사랑하고 그에 대해 써 왔다. 15년 전 그는 <내 친구 빈센트>라는 책에서 “빈센트의 불행은 그의 성격과 질병 탓이 아니라 이념과 사상 탓”이라고 썼다. 이번에 낸 책은 반 고흐가 읽고 사랑했던 책 이야기를 통해 범신론자이며 아나키스트로서 빈센트 반 고흐의 ‘이념과 사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기 위한 것이다. “빈센트의 시대는 여전히 우리의 시대다. 또한 그의 독서는 여전히 우리의 독서다”라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
박홍규 지음
해너머·2만6000원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학교를 다닌 시간은 햇수로 8년이 못 되지만 그가 남긴 편지에서 언급한 책은 300권이 넘는다. 고전부터 당대까지 150명이 넘는 작가들을 두루 섭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책은 “나는 빵을 먹고 싶은 것과 같이 공부를 하고 싶다”고 썼던 열정적인 독학자이며 책벌레였던 반 고흐의 독서편력을 추적한다. 반 고흐는 책만을 가지고 정물화를 여럿 그렸으며 찰스 디킨스의 영향으로 <의자와 담뱃대>를, 조지 엘리엇의 사회정치소설 <급진주의자, 펠릭스 홀트>를 읽고 <아를의 침실>을 그리기도 했다. 반 고흐가 읽은 책의 목록을 좇다 보면 성경을 품고 다녔던 젊은 전도사, 오노레 드 발자크 소설의 비참한 인물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공감하는 화가, 광부들의 파업을 다룬 에밀 졸라의 소설 <제르미날>에서 시대사상의 세례를 받은 사상가의 모습들이 입체적으로 떠오른다. 그의 그림이 그렇듯 모든 독서는 홀로 이룬 것이다.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에는 ‘책과 그림과 영혼이 하나 된 사람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그것들을 모두 홀로 이룬 사람’이라고 덧붙여져야 마땅하다. 그런데 책은 “빈센트가 주로 어떠한 책을 읽어 왔는지, 나아가 어떻게 사상과 예술을 구축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만 쓴 것이 아니다”고 밝힌다. 어린 시절 반 고흐 전기를 읽고 화가가 되기를 꿈꿨던 영남대 박홍규 교수는 오랫동안 반 고흐를 읽고 사랑하고 그에 대해 써 왔다. 15년 전 그는 <내 친구 빈센트>라는 책에서 “빈센트의 불행은 그의 성격과 질병 탓이 아니라 이념과 사상 탓”이라고 썼다. 이번에 낸 책은 반 고흐가 읽고 사랑했던 책 이야기를 통해 범신론자이며 아나키스트로서 빈센트 반 고흐의 ‘이념과 사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기 위한 것이다. “빈센트의 시대는 여전히 우리의 시대다. 또한 그의 독서는 여전히 우리의 독서다”라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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