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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정신과 병동에서 만났던 그 사람들

등록 2014-02-23 20:01

<마음 극장>
<마음 극장>
2월 24일 출판 잠깐독서
마음 극장
주혜주 지음
인물과사상사·1만4000원

“처음 보는 젊은 남자 환자가 눈에 띄었다. 환자의 나이는 21살, 유수한 대학의 학생이었다. 진단명은 동성애. 환자는 치료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퇴원했다. 동성애가 정신 질환에서 제외된 지 4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견고한 사회적 편견 속에서 숨죽이고 살아가는 성적 소수자들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

“기억할 때마다 마음이 아픈 여자 청소년 거식증 환자가 있다. 자그마한 어린아이일 때도 사랑을 못 받았는데 덩치까지 커지면 엄마의 시선이 더욱 멀어질 것만 같아 극도로 불안해진 그는 먹는 것을 중지했다.”

정신과 병동에서 18년째 근무 중인 간호사 주혜주씨의 책 <마음 극장>에 담긴 인생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그가 정신과 폐쇄 병동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삶의 이야기는 병원 밖의 사람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살면서 여간해서는 가보기 힘든 곳’이자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많은 정신과 병동에 대해, 그는 “이곳에도 사람이 산다”는 사실을 담담히 서술했다.

약물 치료보다 신비한 효과를 내는 활동도 소개했다. 그는 환자들과 둘러앉아 만두를 빚으며 “방 짝 때문에 못살겠다던 두 여자가 정답게 앉아 서로 빚은 만두가 더 예쁘다고 치켜세우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 생생한 보고를 통해 그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신 질환에 대해 무지한지” 알리고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려는 이분법적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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