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북스의 자기계발서 ‘99℃’
대량구매 수법에 한때 베스트셀러
대량구매 수법에 한때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를 쓴 호아킴 데 포사다의 자기계발서 <99℃>가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기 위해 사재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판계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출판유통심의위원회(심의위)는 21일 회의를 열어 이 책을 펴낸 인사이트북스 출판사가 사재기를 했다고 의결했다.
출판유통심의위가 사재기 범죄를 적발한 것은 출판계가 지난해 10월에 ‘건전한 출판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자율 협약’을 맺은 뒤 두번째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경비피(BP) 출판사가 역시 자기계발서인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관계의 힘>과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 등 두 종의 책을 사재기했다가 적발됐다.
이번 회의에는 <99℃>를 포함하여 모두 11종의 책이 심의 대상으로 올라왔다. 출판유통심의위 관계자는 “다른 책들도 사재기라 할 만한 정황이 있었지만 명확한 증거를 잡지 못해 사재기로 의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출판계가 자율 협약을 맺어 사재기 책에 대해선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즉시 삭제하고 출판사의 소속 협회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경 대처에 나섰지만 출판사들의 사재기가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99℃>는 지난해 적발된 한경비피와 동일한 인물이 비슷한 수법으로 사재기를 해 덜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 주문을 한군데 주소에서 하거나 수령지를 달리하는 여러 명의 회원이 돌아가며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 책은 지난해 7월에 출간되어 이미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심의위 쪽은 이번에 적발된 <99℃> 사재기 행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 고발해 과태료 부과 조처가 이뤄지도록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심의위 고발을 접수한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사재기라고 결론을 내리면 인사이트북스 출판사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게 된다.
사재기 적발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심의위 관계자는 “출판계의 자정 노력과 최근의 사재기 적발이 알려지면서 관련 신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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