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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상의 행복에 의문 던졌다”

등록 2014-03-25 19:09수정 2014-03-25 21:05

작가 이외수
작가 이외수
9년만에 소설책 낸 이외수

단편 10편 묶어 ‘완전변태’ 출간
반어·역설로 현실의 모순 겨냥
“그간 소설에만 집중하지 못해
마지막 작품으로 5권 소설 구상”
작가 이외수(사진)는 최근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주력해 왔다. ‘트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트위터에 열심인 그에게는 트위터가 작품 발표의 장과 같아서 최근 출간한 에세이는 트위터 글에 기반한 것이 많았다.

그의 신간 <완전변태>(해냄)는 <장외인간>(2005) 이후 소설로는 9년 만에 낸 책이다. <장외인간>이 장편인 데 비해 이번 책은 단편 열편을 묶은 소설집인데, 그가 소설집을 낸 것은 1980년 <겨울나기>와 1981년 <장수하늘소> 이후 무려 33년 만이다.

“제가 1975년 소설로 등단한 뒤 40년 동안 글을 써오고 있지만 시와 에세이, 우화 등 다른 장르를 병행하느라 소설에만 집중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장편 위주였고 중단편집은 두권뿐이어서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죠. 이번 책에서는 행복에 대한 세속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예술과 예술가가 세상을 썩지 않게 만드는 방부제 구실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써 보았습니다.”

25일 낮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했다.

표제작 <완전변태>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 시인을 화자로 내세운다. 그가 혼자 지내던 미결수 감방에 역시 대마관리법 위반으로 붙잡혀 온 ‘녀석’이 들어온다. 번데기 상태를 거쳐 나비가 되어 감옥 밖으로 훨훨 날아가겠다며 벌레처럼 기어다니는 이 기이한 인물은 화자인 시인의 또 다른 자아로 읽힌다. 특히 자신은 “대마를 몇 모금 흡연하고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을 뿐” 죄가 없으며 “대마관리법이 위헌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이 인물에서는 그 자신 대마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던 작가의 체험과 견해가 엿보인다. 작가는 “날개를 가진 곤충과 날개 없는 곤충의 삶이 크게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의식에 날개가 달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감옥이라는 공간을, 날개를 달기 위해 거쳐야 하는 캄캄한 고독과 인내의 공간으로 상정해 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작인 <파로호>는 한국전쟁 때 파로호에 수장된 중국군의 혼령과 현직 기자를 등장시켜 언론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았다. 이밖에 예술계의 허위의식와 가치 전도를 비판한 <유배자> <명장> <해우석>, 종교 비판을 담은 <흉터>,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일침으로 읽히는 <대지주>와 <청맹과니의 섬> 등에서 작가는 시종 반어와 역설로 현실의 모순을 겨냥한다.

“작가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작품으로 다섯권짜리 소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오행사상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미소년이 물 위를 걷는 모습을 화자가 목격하는 것이 첫 장면이죠. 그걸 쓰기 위해 중고 요트를 구입했다가 ‘아방궁’ 운운하는 험담을 들었습니다. 어쨌든 서양식 삼각구도를 극복한 오행의 상생과 상극관계를 담은 이 소설이 저의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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