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황선미씨는 “어린이문학은 아이들만이 읽는 문학이 아니라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즐기는 문학”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영문판 출간 한달 만에…한국작가로는 처음
보수적 풍토의 영국 출판계에 이례적인 일
보수적 풍토의 영국 출판계에 이례적인 일
황선미(51·사진)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영문판 출간 한달만에 영국 대형 서점의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다. 100년 전통의 서점인 ‘포일즈’ 7개 매장 중 런던 워털루점의 3월30일 판매 집계를 보면 이 책의 영문판인 ‘The hen who dreamed she could fly’이 1위에 올라있다. 영국 서점에서 한국 작가 작품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의 해외 판권 판매를 담당하는 이구용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는 “2월27일 영문판 출간 뒤 아직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미국과 영국에서 반응이 좋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특히 외국 작가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보수적인 풍토의 영국 출판계에서 한달 만에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또다른 영국 대형 서점인 워터스톤즈가 3월의 책에 선정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2002년 출간된 <마당을 나온 암탉>은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 하나로 양계장을 나온 암탉 ‘잎싹’이 아기 오리를 극진히 보살피며 제 목숨을 족제비에게 내어주기까지의 삶과 죽음을 그린 동화다. 국내에선 13년 동안 159만부가 넘게 팔렸으며 2011년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영문판은 동화가 아닌 일반 소설로 분류되어 팔리고 있다.
현재 포일즈 서점에는 황 작가의 책이 입구에 큼직하게 전시된 상태다. 오는 8일 개막되는 런던도서전의 ‘올해의 작가’로도 초청된 황선미 작가는 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국에서도 못한 베스트셀러 1위를 영국에서 했다니 의아하고도 기쁘다”며 “런던도서전에 참석해 서점에 전시된 책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영국 런던의 ‘포일스’ 서점 워털루점 입구에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 영문판이 크게 진열돼 있다. 사계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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