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출판 잠깐독서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
한동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1만4000원 그 흔한 붓글씨 액자 하나 걸려 있지 않은, 거의 ‘투기 지역 떴다방 사무실급의 미니멀리즘’을 보여준 서울 역삼동의 ㄴ사주 아카데미. 그곳의 ㄴ소장은 ‘차도점’(차가운 도시 점집) 전략을 구사했다. 손님이 방 안에 들어와도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않더니 생년월일시와 이름만을 물은 뒤 상대의 과거 행적을 읊기 시작한다. 텔레비전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결정적 장면’, 영화 20자평의 세계를 완전히 뛰어넘은 ‘적정관람료’ 등 기발한 기획을 ‘발명’해냈던 지은이에게 ㄴ소장은 “모든 일에 본인만의 각도로 어프로치하게 되고, 따라서 글을 쓰거나, 미디어와 관련된 일을 한다거나, 문화 콘텐츠 쪽 일을 하고 있거나…”라 말했다. 과거를 기가 막히게 맞힌 그, 미래 예측력은 어땠을까?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는 장르와 매체에 얽매이지 않는 글쟁이 한동원씨가 <한겨레> esc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은 책이다. 이 연재를 위해 그는 ‘접짐 마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점집들 중 가장 그럴싸해 보이는 곳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점술업계의 두바이로 거듭난 테헤란로에서 눈싸움과 반말 등 ‘기선 제압 프로세스’를 활용하던 ㄱ보살, 대기업 총수부터 정관계 최고위층까지 다 만나 관상을 봐줬다는 도봉산 ㄹ선생 등 여섯 곳의 답사기가 깨알 같다. 믿든 믿지 않든, 점집의 풍경과 점술사의 태도 등을 살펴보는 ‘기묘한 재미’가 영험하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한동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1만4000원 그 흔한 붓글씨 액자 하나 걸려 있지 않은, 거의 ‘투기 지역 떴다방 사무실급의 미니멀리즘’을 보여준 서울 역삼동의 ㄴ사주 아카데미. 그곳의 ㄴ소장은 ‘차도점’(차가운 도시 점집) 전략을 구사했다. 손님이 방 안에 들어와도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않더니 생년월일시와 이름만을 물은 뒤 상대의 과거 행적을 읊기 시작한다. 텔레비전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결정적 장면’, 영화 20자평의 세계를 완전히 뛰어넘은 ‘적정관람료’ 등 기발한 기획을 ‘발명’해냈던 지은이에게 ㄴ소장은 “모든 일에 본인만의 각도로 어프로치하게 되고, 따라서 글을 쓰거나, 미디어와 관련된 일을 한다거나, 문화 콘텐츠 쪽 일을 하고 있거나…”라 말했다. 과거를 기가 막히게 맞힌 그, 미래 예측력은 어땠을까?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는 장르와 매체에 얽매이지 않는 글쟁이 한동원씨가 <한겨레> esc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은 책이다. 이 연재를 위해 그는 ‘접짐 마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점집들 중 가장 그럴싸해 보이는 곳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점술업계의 두바이로 거듭난 테헤란로에서 눈싸움과 반말 등 ‘기선 제압 프로세스’를 활용하던 ㄱ보살, 대기업 총수부터 정관계 최고위층까지 다 만나 관상을 봐줬다는 도봉산 ㄹ선생 등 여섯 곳의 답사기가 깨알 같다. 믿든 믿지 않든, 점집의 풍경과 점술사의 태도 등을 살펴보는 ‘기묘한 재미’가 영험하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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