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출판 잠깐독서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최수철 지음
현대문학·1만4000원 의자는 상처가 되고, 욕망이 되고, 죽음이 되고, 이별이 되고, 마침내 사랑이 된다. 소설은 ‘의자’라는 메타포를 끌어와 등장인물의 삶을 재구성함으로써 인간의 욕망, 억압과 공포, 사랑에 대해 그리고 있다. 작가는 작위적이라고 느낄 만큼 강박적으로 의자에 대해 말하고 있다. 거의 모든 인물들의 삶 속에 의자에 대한 기억 혹은 트라우마가 존재하며, 서사의 결정적 국면에 늘 의자가 개입한다. 소설의 첫 장면은 안무가 피나 바우슈의 작품 ‘카페 뮐러’를 연상하게 한다. 주인공 규도는 카페의 유리창 너머로, 마치 바둑돌 옮기듯 의자를 배치하는 여자 한나를 보게 된다. 그 모습에 이끌려 들어간 카페에서는 두 남녀가 서로에게 의자를 밀치고 헤집으며 소란을 부린다. 흐트러진 의자를 보고 발작을 일으키는 한나를 도와주며 그들은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소설은 의자가 이들의 과거에서 얼마나 깊고 집요하게 관여했는지 그리며 강박의 원인을 밝히고 서서히 회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이의 의자가 되어주는 마지막 장면은 다소 극단적이고 난해한 작품을 독특한 사랑 이야기로 탈바꿈시킨다. 인생을 “평생 한 의자에서 다른 의자로 옮겨 앉으며 사는 것”이라 표현한 작가의 철학적 사유는 ‘우리가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접촉하는’ 의자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불러일으킨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최수철 지음
현대문학·1만4000원 의자는 상처가 되고, 욕망이 되고, 죽음이 되고, 이별이 되고, 마침내 사랑이 된다. 소설은 ‘의자’라는 메타포를 끌어와 등장인물의 삶을 재구성함으로써 인간의 욕망, 억압과 공포, 사랑에 대해 그리고 있다. 작가는 작위적이라고 느낄 만큼 강박적으로 의자에 대해 말하고 있다. 거의 모든 인물들의 삶 속에 의자에 대한 기억 혹은 트라우마가 존재하며, 서사의 결정적 국면에 늘 의자가 개입한다. 소설의 첫 장면은 안무가 피나 바우슈의 작품 ‘카페 뮐러’를 연상하게 한다. 주인공 규도는 카페의 유리창 너머로, 마치 바둑돌 옮기듯 의자를 배치하는 여자 한나를 보게 된다. 그 모습에 이끌려 들어간 카페에서는 두 남녀가 서로에게 의자를 밀치고 헤집으며 소란을 부린다. 흐트러진 의자를 보고 발작을 일으키는 한나를 도와주며 그들은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소설은 의자가 이들의 과거에서 얼마나 깊고 집요하게 관여했는지 그리며 강박의 원인을 밝히고 서서히 회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이의 의자가 되어주는 마지막 장면은 다소 극단적이고 난해한 작품을 독특한 사랑 이야기로 탈바꿈시킨다. 인생을 “평생 한 의자에서 다른 의자로 옮겨 앉으며 사는 것”이라 표현한 작가의 철학적 사유는 ‘우리가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접촉하는’ 의자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불러일으킨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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