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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우주와 인간 잇는 ‘과학의 시’를 따라가보자

등록 2014-05-14 16:33수정 2014-05-15 10:40

[한겨레 창간 26년 특집, 새 고전 26선]
이 거대 우주에서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사이언스북스(2004)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다.”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은 그의 대표작 <코스모스>(1980)에서 광활하고 신비한 우주와 ‘창백한 푸른 행성’의 인간이 기원과 역사, 미래에서 서로 연결돼 있음을 13편의 파노라마로 보여준다. 책은 텔레비전 방송물로 제작된 시리즈 13편의 내용을 다듬고 보강한 것이지만, 지난 30년 동안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수많은 독자를 얻었다.

세이건은 책 덕분에 ‘과학의 시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실제로 이 책은 과학 지식을 쉽게 풀면서도 웅장한 우주의 시간과 공간을 노래하는 시적 성찰도 전한다. 우리 은하에 1000억개 넘는 별이 있고, 그런 은하가 1000억개가 넘는 우주의 무대에서는 은하, 태양, 이웃 행성, 혜성, 그리고 텅 빈 공간의 생동이 펼쳐진다. 아득히 먼 옛날에 유기분자의 역동이 일어나고 생명의 씨앗이 싹터 거쳐온 긴 생물 진화의 수레바퀴는 지구 역사가 되었다.

책에서 자주 다뤄지는 외계생명체는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세이건이 간추린 근거들을 보면, 생명체가 존재할 만한 환경이 지구에만 있으란 법이 없으니 그런 곳은 지금 확인하지 못할 뿐 우주 어딘가에 있을 게 마땅할 것이다. 이는 ‘우리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우주적 관점’으로 우리 자신을 내려다보게 한다.

<코스모스>는 첨단 관측과 우주선 탐사, 이론물리학의 계산과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진보하는 과학 지식을 풀어쓰는 데 멈추지 않는다. 책이 돋보이는 것은 과학을 넘어 종교, 철학, 역사 그리고 상상력을 ‘우주와 우리’로 이어지는 이야기 틀에다 자연스런 흐름으로 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우주는 고대 이래 경외와 사색의 대상이며 하늘을 노래하는 시심의 샘물이며, 근대 역사는 우리의 시야를 인간과 지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의 막힘 없는 지식과 입담은 과학 글쓰기의 본보기로 꼽힌다.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은 보잘것없는 존재가 되고 허무주의가 밀려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이건의 목소리는 현실적이고 건강하다. 그는 냉전 시대의 핵전쟁 공포, 인간의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를 걱정한다. 책에선 우주적 관점에서 생각하는 지구촌 평화와 공존의 바람을 읽을 수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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