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의 황야>
8월 4일 출판 잠깐독서
구형의 황야 상·하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각 권 1만2000원 1945년 일본 정부는 겉으론 ‘1억 국민 총옥쇄’를 부르짖었지만 속으론 이미 패색이 분명한 전쟁을 어떻게 종결지을지 고심하고 있었다. 이 시기 일본은 조금이라도 나은 패전국 지위를 확보하고자 외교 교섭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조금이라도 유리할 때 빨리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했던 ‘종전 공작’은 군국주의적 확신에 가득 찬 군부와 일부 국민들에겐 ‘배신’이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추리 소설 <구형의 황야>는 실제 역사완 달리 일본 외교부에서 1944년 종전공작을 벌인 사람들이 있었고 그 덕분에 전쟁이 좀더 빨리 끝났다는 가상에서 출발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 외교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중립국에서 일했던 노가미 겐이치는 1944년 외국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죽어 가족들에겐 화장한 유골로 돌아왔다. 그런데 종전 16년이 지나 일본의 한 절에서 그가 남긴 글씨가 발견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조카와 딸의 남자친구, 경찰 등이 차례로 탐정 역할을 넘겨받으면서 사건이 진행된다. 이미 죽고 없는 사람이 남긴 흔적을 좇는 사람들, 그 순간부터 일어나기 시작한 새로운 살인 사건들, 아직도 ‘일본의 승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소설을 끌어간다. 700권의 작품을 남긴 마쓰모토의 소설들을 덮곤 했던 ‘검은 그림자’는 이 작품에선 명백하게 전쟁의 그림자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각 권 1만2000원 1945년 일본 정부는 겉으론 ‘1억 국민 총옥쇄’를 부르짖었지만 속으론 이미 패색이 분명한 전쟁을 어떻게 종결지을지 고심하고 있었다. 이 시기 일본은 조금이라도 나은 패전국 지위를 확보하고자 외교 교섭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조금이라도 유리할 때 빨리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했던 ‘종전 공작’은 군국주의적 확신에 가득 찬 군부와 일부 국민들에겐 ‘배신’이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추리 소설 <구형의 황야>는 실제 역사완 달리 일본 외교부에서 1944년 종전공작을 벌인 사람들이 있었고 그 덕분에 전쟁이 좀더 빨리 끝났다는 가상에서 출발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 외교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중립국에서 일했던 노가미 겐이치는 1944년 외국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죽어 가족들에겐 화장한 유골로 돌아왔다. 그런데 종전 16년이 지나 일본의 한 절에서 그가 남긴 글씨가 발견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조카와 딸의 남자친구, 경찰 등이 차례로 탐정 역할을 넘겨받으면서 사건이 진행된다. 이미 죽고 없는 사람이 남긴 흔적을 좇는 사람들, 그 순간부터 일어나기 시작한 새로운 살인 사건들, 아직도 ‘일본의 승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소설을 끌어간다. 700권의 작품을 남긴 마쓰모토의 소설들을 덮곤 했던 ‘검은 그림자’는 이 작품에선 명백하게 전쟁의 그림자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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