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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걱정 많은 부모들에게 건네는 격려와 조언

등록 2014-11-27 20:23

우리 아이 괜찮아요
서천석 지음/예담·1만9800원

140개의 질문에는 부모의 불안이 덕지덕지 묻어 있다. “초등학생 딸아이가 손가락을 빨아요.” “거친 말을 일삼는 아이, 엄마 탓일까요?” “제가 너무 강압적으로 키우는 걸까요?” “아이가 잘 먹지 않아 걱정이에요.” “아이의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요.” “취학 전 아이, 얼마나 가르쳐야 할까요?”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지난 몇년 동안 방송에서, 강연에서 받은 질문들이다.

나만을 바라보는 작고 약한 존재, 아이를 둔 부모들은 늘 크고 작은 불안에 직면하게 된다. 혹시 내가 잘못해서 아이가 잘못 크고 있는 것은 아닐지. 어디에도 털어놓기 어려운 공포다. 그런 부모들에게 그는 따뜻하게 말을 건넨다. “당신도, 당신의 아이도 괜찮습니다.” 상담 내용을 엮은 책을 내면서 선택한 표현도 “괜찮아요”다. 그는 “부족하지 않은 사람만 아이를 낳으면 아마 인류는 이미 멸종했을 것”이라며 부모들을 격려한다.

그동안 방송이나 강연에서 시간에 쫓겨 모든 질문에 충실히 답변하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작심하고 600쪽에 달하는 충실한 상담서를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써봤더니 두꺼운 책이 나왔어요”라고 썼다. 좋은 부모, 발달, 바른 습관, 성격과 감정, 사회성, 학습, 가족 관계, 문제 행동의 8가지 분류를 통해 140개 질문에 답했다.

상담 한토막. “열한살 아들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엄마입니다. 솔직히 아들이 그리 심각한 잘못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아들이 사소한 잘못이나 거슬리는 행동을 할 때마다 언성을 높이고 욕을 퍼부으면서 회초리를 들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이성을 되찾고 나면 제가 한 폭언과 행동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지만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서천석 전문의는 “내가 낳은 아이를 모질게 대하는 이유는 부모가 아이를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부모일수록, 아이가 첫째일수록 더 그리된다고 한다. 어릴 때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지적을 많이 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자신을 창피하게 여기는 감정, 수치심을 느낀다. 자신을 괴롭히던 그 감정은 부모가 된 뒤 아이를 향한다.

분석으로 끝나지 않는다.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것으로 그는 ‘의자 요법’을 권한다. 의자 두개를 놓고 한 의자에는 ‘나를 욕하는 의자’, 다른 의자에는 ‘나에게 좋은 말만 해주는 의자’라고 써 붙인 뒤 번갈아 앉으면서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좋은 말만 하는 의자에 앉아 입이 떨어지지 않는 자신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부모도 많다고 한다.

바쁜 현대사회, 핵가족 구조 안에서 부모는 갈수록 외로워진다. 갈수록 부모의 책임을 묻는 이들은 늘고 도와주는 이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기에 서천석 전문의의 “괜찮아요”란 말은 지친 부모들을 울린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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