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창비 제공
천효정 지음, 조미자 그림/창비·7500원 “엄마, 나는 어디에서 왔어?” 아이들이라면 한번쯤 하는 질문이다. 천효정 작가가 처음 내놓은 유년동화 <아기 너구리 키우는 법>은 아이들의 보편적인 궁금증에 유머와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로 답을 내놓는다. “지금은 사람이지만, 원래 너는 너구리였어”라는 첫 부분을 들려주면 아이들의 눈은 반짝거린다. ‘어? 사람이 아니라 너구리였다고?’ 하면서 말이다. 우연히 들른 동물보호소에서 부부가 너구리를 만나는 과정은 묘한 여운을 준다. 부부가 수많은 동물 중에서 너구리를 선택해 데려가려 하자, 보호소 주인은 “너구리가 댁들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보내 드릴 수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오는 과정은 부모가 아이를 선택한 것만이 아니라, 아이 역시 부모를 선택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보호소에서 데리고 온 너구리를 키우는 과정에는 희로애락이 가득하다. 너구리 분유를 구하기 위해 부모는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낮과 밤이 바뀐 너구리 때문에 눈가는 점점 까매진다. 다른 너구리는 4개월부터 한다는 메롱 반사를 하지 않자 부부는 애를 태운다. 부모라면 누구나 겪는 에피소드를 너구리 키우기에 빗대어 이야기를 펼치니 아이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아이의 어린 시절에 대해 얘기해줄 수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단순히 책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와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 책은 훌륭한 상호작용 촉매제이며, 부모와 아이를 끈끈하게 연결해주는 매개체이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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