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타인의 영향력
마이클 본드 지음, 문희경 옮김
어크로스·1만7000원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브 르봉은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이면 최면 상태에 빠진 듯 충동의 노예가 된다”고 보았다. 히틀러는 르봉의 이론을 도용해 군중심리에 대한 생각을 정립했다. 오랫동안 군중 속에 휩쓸리면 개인들은 자기 정체성을 잃기 십상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군중 속에서 집단과 자신은 누구인가 하는 사회적 정체성에 따라 행동한다고 책은 정의한다. ‘군중의 광기’를 이야기하지만 ‘군중 속의 온기’라는 말도 있다. 참석한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는 집단 행사에선 군중을 통해 연대의식과 이타심을 맛보고 자유로움을 느낀다. 때때로 이 온기는 사회·역사를 바꾸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원래 평화로웠지만 축구폭력사태가 일어나고 경찰이 표적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스코틀랜드 축구팬들은 스스로를 잉글랜드와 구별짓기 위해 비폭력을 정체성으로 삼았기 때문에 거의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다.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무의식 작용이다. 심리학·사회학 분야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지은이는 군중에게 휩쓸리는 것뿐 아니라 감정 전염, 권위주의, 집단사고 등 우리에게 스며드는 타인의 영향에 대해 연구한다. 인간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존재지만 같이 있을 때 더욱 악해지기도 하고 더욱 선해지기도 한다. 각자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착한 공동체를 만드는 게 훨씬 빠른 길일 수도 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마이클 본드 지음, 문희경 옮김
어크로스·1만7000원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브 르봉은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이면 최면 상태에 빠진 듯 충동의 노예가 된다”고 보았다. 히틀러는 르봉의 이론을 도용해 군중심리에 대한 생각을 정립했다. 오랫동안 군중 속에 휩쓸리면 개인들은 자기 정체성을 잃기 십상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군중 속에서 집단과 자신은 누구인가 하는 사회적 정체성에 따라 행동한다고 책은 정의한다. ‘군중의 광기’를 이야기하지만 ‘군중 속의 온기’라는 말도 있다. 참석한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는 집단 행사에선 군중을 통해 연대의식과 이타심을 맛보고 자유로움을 느낀다. 때때로 이 온기는 사회·역사를 바꾸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원래 평화로웠지만 축구폭력사태가 일어나고 경찰이 표적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스코틀랜드 축구팬들은 스스로를 잉글랜드와 구별짓기 위해 비폭력을 정체성으로 삼았기 때문에 거의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다.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무의식 작용이다. 심리학·사회학 분야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지은이는 군중에게 휩쓸리는 것뿐 아니라 감정 전염, 권위주의, 집단사고 등 우리에게 스며드는 타인의 영향에 대해 연구한다. 인간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존재지만 같이 있을 때 더욱 악해지기도 하고 더욱 선해지기도 한다. 각자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착한 공동체를 만드는 게 훨씬 빠른 길일 수도 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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