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천하장사 공주부터 망나니 공주까지

등록 2015-07-09 20:40수정 2015-07-09 22:10

잠깐독서
무서운 공주들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지음, 노지양 옮김
이봄·2만2000원

이야기 속 공주들은 왜 죄다 ‘잘 생긴 왕자님을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을까? 이 책은 그렇지 않은, 잔혹하거나 망나니이거나 일신의 안위만 좇은 현실의 공주 30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몽골족 공주인 쿠툴룬은 레슬링 천재였다. ‘지면 결혼, 이기면 말 1천마리’의 조건을 걸고 벌인 수려한 왕자와 레슬링 경기에서 쿠툴룬은 왕자를 꺾고 말 1천마리를 획득했다. 아버지를 따라 전쟁터를 누비며 영토 확장에 나선 그는 칸 계승자로까지 거론됐지만, 후계자 싸움에서 오빠들에게 졌고 결국 몇년 뒤 숨진다. 이후 몽골족에서 여성 리더는 사라졌지만, 쿠툴룬은 소설과 오페라 <투란도트>의 주인공으로 되살아난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자와 결혼해 귀족이 된 스테파니 폰 호엔로에는 타고난 사교성으로 유럽 사교계에서 탄탄한 인맥을 쌓았고, 나치 우호 세력을 구축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히틀러로부터 성 한채, 명예훈장까지 받으며 ‘히틀러의 공주’로 불리던 그는 결국 2차대전이 끝날 때까지 포로수용소 생활을 해야만 했다. 말린체는 1천명도 안 되는 스페인 군대가 아즈텍을 정벌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 때문에 멕시코에서 그는 배신의 상징이지만, 스페인에서는 ‘위대한 공주’로 꼽힌다. 30명의 이야기는 각기 결이 다르지만 대체로 그 시대의 가치관, 주로 남성적 시선으로 왜곡·과장·변주돼 기록되고 구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숨을 잠시 멈추게 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해뜰날’ 가수 송대관 별세 1.

‘해뜰날’ 가수 송대관 별세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2.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괴물이 되어서야 묻는다,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해 줄 수는 없냐고 3.

괴물이 되어서야 묻는다,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해 줄 수는 없냐고

경주 신라 왕궁 핵심은 ‘월성’ 아닌 ‘월지’에 있었다 4.

경주 신라 왕궁 핵심은 ‘월성’ 아닌 ‘월지’에 있었다

뉴진스 새 팀명은 ‘NJZ’…3월 ‘컴플렉스콘 홍콩’에서 신곡 발표 5.

뉴진스 새 팀명은 ‘NJZ’…3월 ‘컴플렉스콘 홍콩’에서 신곡 발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