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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끝나지 않은 프랑스의 대독 부역자 처벌

등록 2015-09-17 20:55

잠깐독서
미완의 프랑스 과거사
이용우 지음/푸른역사·2만9500원

‘콜라보’는 다른 분야 예술가들끼리의 협업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에는 ‘점령군이나 적국에 협력하는 행위’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이 줄임말인 ‘콜라보’는 프랑스에서 1940~1944년 독일 점령기의 대독 협력자를 경멸적으로 일컫는 단어다.

‘고작’ 4년의 독일 점령기에 활개친 콜라보는 정부 수반 등 고관대작부터 레지스탕스를 공격한 민병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해방 뒤 프랑스는 콜라보 12만명 이상을 재판정에 세워 4만명 가까이 단죄했다. 해방 전후 혼란기엔 9000여명이 약식 처형되기도 했다. 1951년과 1953년 단행된 두 차례 사면은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을 일단락지었지만, 지은이는 1970년대 이후 폭발한 콜라보 관련 폭로와 재판 등에 주목하며 “협력의 문제는 반세기가 지나도록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과거”였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강점기 경찰 총수로,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에 협력했던 르네 부스케는 해방 뒤 가벼운 형을 살고는 재계 유력인사로 승승장구했는데 한 언론의 폭로 기사를 계기로 1991년 기소됐다. 유대인 1만3000명을 프랑스 경찰 등이 붙잡아 수용소로 넘겨, 죽음에 이르게 한 벨디브 사건은 반세기가 지난 1992년 지식인들의 반성을 통해 재조명됐고 3년 뒤 시라크 대통령이 사과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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