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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아베의 일본’, 그 뿌리를 찾아서

등록 2015-10-15 21:05

메이지의 문화
이로카와 다이키치 지음, 박진우 옮김
삼천리·2만5000원

1970년에 나온 책을 새삼스레 번역해낸 출판사의 의도는 짐작이 어렵지 않다. 45년이란 시차에도 불구하고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달려가는 ‘아베의 일본’을 이해하는 데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이 책이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는 메이지 일왕의 시대(1868~1912)는 근대 일본의 기틀이 마련된 시기다. 어느 입장에 서든 여기까지는 별 이론이 없지만, 그 시대가 ‘어떤 근대’였는지를 따지는 대목으로 넘어가면 시각은 완전히 갈린다. 전후 일본 역사학계를 주도한 마르크스주의 학파가 천황제를 가능케 한 정치·경제의 구조 분석에 매달린 반면, <료마가 간다>의 시바 료타로 등은 일본의 고도성장을 예비한 찬미의 대상으로 그려냈다.

<메이지의 문화>는 이 두 관점을 모두 비판대에 올린다. “시바 사관과 정면에서 대립하는 관점을 제시”하고 싶었다는 저자는 또한 “일부 이데올로기론자와 같이 문화를 단순히 계급 지배의 도구로 단정하는 입장에 찬성하지 않는다.” 특히 건조한 교조적 해석으로 그 시대의 ‘사람들’을 읽어내지 못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한계를 짚기 위해 그는 곤민당(困民黨) 운동에서 비롯된 1884년 지치부 봉기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국체’로까지 불리는 천황제가 실은 메이지 중기까지도 저항의 대상이었고, 그 이면에선 ‘시민적 근대’를 추구하는 사람과 사상이 존재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의 사학이 민중사 혹은 민중사상사라는 이름을 얻은 연유이기도 하다.

전후 일본 공산당에 몸담았다가 1960년 ‘안보투쟁’을 계기로 결별한 저자의 개인사는 이 책을 이해하는 작은 열쇠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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