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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야생 사자를 안고 수영 가르치는 남자

등록 2015-11-26 20:31

잠깐독서
사자가 된 남자
케빈 리처드슨, 토니 파크 지음/서가원 옮김
아폴로·1만3800원

애착의 절경들. 껴안기, 짧지 않은 뽀뽀, 산책, 산책 중 셀피, 손장난, 기대어 든 낮잠. 유튜브에서 3천만번 넘게 재생됐다. 이 러브스토리는 사람과 맹수들의 것이다.

사자, 하이에나, 치타 같은 사나운 짐승의 벗이 된 남아공 동물사육사의 실화. 지은이는 맹수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이 있다면 맹수와 지내는 능력이라기보다는, 언제 얼마만큼 선을 넘어야 하는지 파악하는 능력”이라 한다. 크게 둘. “모든 동물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능력, 상대의 상처를 받아들이는 능력.

맹수의 벗이 되기까지 여러 번 죽을 뻔했는데, 한번은 사자의 이빨이 다리를 뚫었다. 오기 싫다는 사자를 계속 부르다가. 평균 체중 300㎏에 지방은 30g도 안 되는 어른 사자한테 ‘전신 따귀’를 맞았다. 동맥을 한번에 칠 수 있는데도 자신을 죽이진 않았다. 그 뒤, 두려움도 원망도 아니다. “이해하고 싶었다.” “발톱도 뽑힌 채 내던져진 걸레 처지”였던 사자의 새끼 시절을.

지은이는 ‘한’ 상대의 ‘슬픔’부터 이해하는 방식으로 맹수들에게 우정을 인정받는다. 같이 슬퍼한 뒤라야 기뻐도 할 수 있는, 인간관계 같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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