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우리, 독립 책방
북노마드 편집부 지음/북노마드·2만5000원 지난해 10월 가수 요조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 언덕배기에 ‘무사’라는 이름의 작은 책방을 열었다. 책 300권을 갖춘 이곳은 독립출판물과 함께 구하기 어려운 책들, 오래된 책들을 판다. 무엇보다도 책을 읽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독립 출판의 오랜 독자면서 독립 책방과 공동 기획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기도 했던 요조가 책방 주인으로서 꿈을 이룬 것이다. 동네 책방과는 또 다른 독립 책방이 생겨나고 있다. 독립 책방이라 하면 원래는 디자인이나 순수 미술 분야 독립 출판물들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곳을 이르지만 요즘은 젊은 청년들이 책방지기를 맡아 독특한 책읽기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곳들을 독립 책방이라 부른다. 금융회사에서 일하던 강영규씨는 서울 용산구 해방촌 입구에서 ‘스토리지북앤필름’이라는 독립 책방을 경영한다. 독립 책방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찾아가 자문을 얻는 이곳에선 책을 파는 일 외에도 전시나 북토크 무료 강좌들이 열린다. 제주도를 좋아하던 이동원 대표는 서울 성동구에 ‘책방이곶’이라는 서점을 열고 여기에 ‘제주도 섹션’을 만들어 제주도에 대한 책들을 판매한다. 전북 전주 ‘우주계란’은 지역 잡지를 발간하고 여행 지도를 만들기도 한다. 독립 책방에 모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책을 파는 것 그 이상이다. 전국 29곳 독립 책방 주인들을 인터뷰한 <우리, 독립 책방>은 해당 책방들만이 가진 독특한 ‘아름다움’이 주인공이다. 동네 커뮤니티나 책방지기의 삶이 한데 어우러져 매력 가득한 공간을 빚는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책방 오후다섯시’ 주인은 “한 손님이 빛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책 한권을 다 읽고 간 모습이 몹시 편안해 보였는데 그런 기억이 책방 운영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한다. “손님들에게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 이따금 어린 학생들에게 책값을 받지 않는 것, 한여름엔 시원한 물 한잔 내어주는 것, 그게 작은 책방이 줄 수 있는 다른 정서겠죠.” ‘다시서점’ 책방지기 김경현씨의 말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북노마드 편집부 지음/북노마드·2만5000원 지난해 10월 가수 요조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 언덕배기에 ‘무사’라는 이름의 작은 책방을 열었다. 책 300권을 갖춘 이곳은 독립출판물과 함께 구하기 어려운 책들, 오래된 책들을 판다. 무엇보다도 책을 읽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독립 출판의 오랜 독자면서 독립 책방과 공동 기획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기도 했던 요조가 책방 주인으로서 꿈을 이룬 것이다. 동네 책방과는 또 다른 독립 책방이 생겨나고 있다. 독립 책방이라 하면 원래는 디자인이나 순수 미술 분야 독립 출판물들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곳을 이르지만 요즘은 젊은 청년들이 책방지기를 맡아 독특한 책읽기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곳들을 독립 책방이라 부른다. 금융회사에서 일하던 강영규씨는 서울 용산구 해방촌 입구에서 ‘스토리지북앤필름’이라는 독립 책방을 경영한다. 독립 책방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찾아가 자문을 얻는 이곳에선 책을 파는 일 외에도 전시나 북토크 무료 강좌들이 열린다. 제주도를 좋아하던 이동원 대표는 서울 성동구에 ‘책방이곶’이라는 서점을 열고 여기에 ‘제주도 섹션’을 만들어 제주도에 대한 책들을 판매한다. 전북 전주 ‘우주계란’은 지역 잡지를 발간하고 여행 지도를 만들기도 한다. 독립 책방에 모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책을 파는 것 그 이상이다. 전국 29곳 독립 책방 주인들을 인터뷰한 <우리, 독립 책방>은 해당 책방들만이 가진 독특한 ‘아름다움’이 주인공이다. 동네 커뮤니티나 책방지기의 삶이 한데 어우러져 매력 가득한 공간을 빚는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책방 오후다섯시’ 주인은 “한 손님이 빛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책 한권을 다 읽고 간 모습이 몹시 편안해 보였는데 그런 기억이 책방 운영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한다. “손님들에게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 이따금 어린 학생들에게 책값을 받지 않는 것, 한여름엔 시원한 물 한잔 내어주는 것, 그게 작은 책방이 줄 수 있는 다른 정서겠죠.” ‘다시서점’ 책방지기 김경현씨의 말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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