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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 책은 완결되어야 한다

등록 2016-01-28 20:35

잠깐독서
25년간의 수요일
윤미향 지음/사이행성·1만5000원

비단 짜는 공장으로 일하러 갔던 16살 소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캐러멜을 준다는 말에 따라갔던 13살 여자아이는 왜 돌아오지 못했을까? 학교를 갔더니 정신대로 나가라며 등을 떠밀렸던 대학 1학년 친구들은 어떻게 됐을까?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징집된 이들은 최악의 전쟁 피해자들이다. 그들은 끈질긴 싸움을 통해 이 역사를 밝혀왔다.

1991년 8월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최초로 공개증언에 나서면서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6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피해 배상 청구 소송을 내면서 이 문제는 국제적 관심사가 됐다. 1992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일마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집회를 열기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은 수요일마다 전국에서 온 초중고등학생들과 할머니가 만나는 장소다. 언제부턴가 미군 기지촌에서 청춘을 희생했던 할머니들도 수요일이면 이 거리로 와서 함께한다. 2011년 정대협은 일본대사관 앞 거리를 ‘평화로’라고 부르자고 제안했고 1000번째 수요시위가 열리던 날 이곳엔 소녀상이 세워졌다. 소녀상의 머리카락은 단발이 아니라 머리카락이 뜯긴 모습이다. 삶이 송두리째 뽑힌 할머니들의 인생을 상징하는 머리이기도 하다.

평화의 거리에서 수요시위가 시작된 지 벌써 25년이 흘렀는데 할머니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지난해 말부터 할머니들은 수요시위도 모자라 한일 위안부 협상 반대를 위해 일본까지 가야 할 지경이 됐다. 그리고 26일엔 일본 자민당이 한국 정부에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5년간의 수요일>은 2010년 발간됐던 <20년간의 수요일> 개정증보판이다. 그 뒤 5년여의 역사가 더 담겼으니 페이지는 늘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역사책은 곧 완결되어야 하고 그 마지막 쪽은 희망으로 끝나야 한다. 이 책의 인세는 세계의 전시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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