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중력파 검출 뒤편, 도전과 열정을 말하다

등록 2016-02-25 20:27

잠깐독서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

오정근 지음/동아시아·1만6000원

“아인슈타인 100년의 숙제가 마침내 풀리다.” “아인슈타인, 당신이 옳았어요.” 감동의 표현들을 불러일으킨 중력파 검출 선언의 순간은 짧았지만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 중력파 연구자 오정근 박사(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지은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은 얼마 전 공식 발표된 중력파 검출 선언의 뒤편에 있는 긴 도전과 열정, 인내의 이야기를 담았다. 번역서가 아니라 중력파 검출 실험에 참여한 국내 연구자가 발표일에 맞춰 준비해 내놓은 책이다.

지은이는 물결처럼 퍼지는 중력장의 파동(중력파)을 1916년 아인슈타인이 처음 제시한 이래 그 존재를 확인하려는 과학자들의 오랜 노력과 시도의 역사를 전해준다. 중력파 검출 실험은 1970년대에 한 차례 르네상스를 맞았다. 미국 물리학자 조지프 웨버가 시대의 주역이었다. 중력파가 지나갈 때 일어날 미세한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원통 모양 장치인 이른바 ‘중력파 검출 바’가 그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이래, 세계 유수의 실험실에서 수백㎏ 내지 수t 무게의 유사 장치들이 만들어져 ‘첫 발견’을 이루려는 경쟁이 벌어졌다.

‘중력파 검출 바 제국’의 경쟁은 혼란스럽게 전개되었다. 신호 검출이 발표되고 검증이 이어지고 반박이 뒤따르고…. 실험 장치 내부와 주변에 생기는 미세한 잡음은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지은이는 ‘바 제국의 황제’ 격인 웨버의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지만 중력파 검출이 도전 가능한 실험임을 직접 보여준 그의 도전과 열정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얼마 전 중력파 첫 검출을 공식 선언한 거대 실험장치 라이고(LIGO)는 이처럼 오랜 중력파 검출 시도의 연장선에서 출범한 것이었다. 이 책은 중력파 신호 검출이 매우 미세한 온갖 잡음을 제거하는 장치와 기술의 발전 과정이며, 많은 연구자의 국제협력을 통해서야 비로소 가능한 조직적인 협동 과학의 산물임을 잘 보여준다. 또한 중력파 신호가 검출되고 검증되기까지, 다른 곳에서는 듣기 힘든 연구단 내부의 여러 일화를 전해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우주에 간 공효진·이민호도 고전…K-드라마가 우주에서 ‘쓴맛’ 본 이유 1.

우주에 간 공효진·이민호도 고전…K-드라마가 우주에서 ‘쓴맛’ 본 이유

[꽁트] 마지막 변신 2.

[꽁트] 마지막 변신

‘믿음’이 당신을 구원, 아니 파멸케 하리라 [.txt] 3.

‘믿음’이 당신을 구원, 아니 파멸케 하리라 [.txt]

아이들 ‘두번째 집’ 포기 못한 엄마들 “다시 공립 될 때까지 버텨야죠” [.txt] 4.

아이들 ‘두번째 집’ 포기 못한 엄마들 “다시 공립 될 때까지 버텨야죠” [.txt]

슬픈 나그네처럼 왔다 간 슈베르트의 “잘 자요” [.txt] 5.

슬픈 나그네처럼 왔다 간 슈베르트의 “잘 자요” [.txt]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