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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기억은 ‘연결’이다

등록 2016-04-14 20:30수정 2016-04-14 21:47

기억의 비밀
-정신부터 분자까지

에릭 캔델, 래리 스콰이어 지음·전대호 옮김
해나무·2만2000원

신경과학자들이 말하는 기억은 곧 ‘연결’이다. <기억의 비밀> 저자들은 비유로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다고 말한다. 우리가 모든 기억을 잃는다면? 생각도 할 수 없고 남들과 소통할 수 없을 테니 그건 “자신과의 연결, 타인과의 연결”을 잃는 셈이다. 그런데 연결이 비유에 그칠 뿐인 건 아니다. 오히려 연결은 뇌에서 일어나는 기억의 고유한 존재양식이기 때문이다. 기억이란 신경세포(뉴런) 간의 연결이 강화되는 것임을 밝힌 것이 현대 과학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노벨상 수상자인 신경과학자 캔델과 인지과학자 스콰이어가 쓴 <기억의 비밀>은 정신 작용의 내적 표상을 추적하는 인지과학과, 세포·분자 수준의 기억 메커니즘을 밝히려는 분자생물학이 일궈온 성과를 모아 기억에 관해 현대 과학이 할 수 있는 설명을 종합했다. 책에는 뉴런, 시냅스(뉴런들의 연결 접합부), 단백질, 유전자 같은 세포·분자들과 기억 시스템에 관한 생물학 이야기로 가득하다.

현대 신경과학에서, 기억은 뇌 기관에서 생성되며 저장되고 회상되는 메커니즘과 시스템으로 이해된다. 현악기 연주자의 뇌는 손가락을 표상하는 피질 구역이 유난히 넓다거나 학습과 훈련이 그것을 표상하는 뇌의 국소 형상을 바꿀 수 있음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단기기억은 뉴런 간 연결이 잠시 강해지는 것이며, 장기기억은 그런 연결이 굳어지고 유지되는 것임도 밝혀졌다.

시냅스의 패턴과 세기는 기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사람 뇌에는 1000억 개의 뉴런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뉴런은 서로 연결되는데 각 뉴런은 1000개의 접합부, 즉 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과 연결된다. 그러므로 사람 뇌에는 무려 100조개의 시냅스가 존재한다. 이런 엄청난 수의 연결은 엄청난 연결 패턴을 통해 기억으로 드러나며 세포·분자를 통해 생성, 저장, 회상된다. 100조의 연결은 ‘지금 나’와 ‘과거 나’를 연결하고 나와 세상을 연결한다. 기억을 생물학에서 출발해 이해하는 데 이 책은 도움을 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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