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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아이들 슬픔 담은 시어, 어른도 ‘저릿’

등록 2016-04-14 20:39수정 2016-04-14 20:39

그림 한겨레아이들 제공
그림 한겨레아이들 제공
지구의 맛
이정록 시,오윤희 그림/한겨레아이들·9000원

오빤, 닭머리다!
유미희 시, 정문주 그림/한겨레아이들·9000원

동시집 <콧구멍만 바쁘다>로 베스트셀러 기록까지 세운 이정록 시인이 최근 세 번째 동시집 <지구의 맛>을 펴냈다. 한겨레아이들 ‘동시나무’ 시리즈의 첫번째 시집으로 선보인 이 시집에서 시인은 어린이들의 이야기와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시를 읽다보면 아이들의 외로움이나 슬픔이 느껴져 마음이 저릿하다가도, 시인의 기발한 상상력에 무릎을 치며 깔깔깔 웃게 된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깊이있고 여운이 남는 시들로 가득하다.

“손가락 좀 그만 먹어!”라고 말해도 손톱을 물어뜯는 친구들. 시인은 그런 친구들을 ‘다람쥐 오형제’라고 부른다. 생밤 까먹듯 손톱을 물어뜯는 다람쥐 친구들은 귀엽기도 하지만 불안과 초조함이 느껴진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는 아이. 그 아이는 오른손과 왼손을 다섯 번이나 오가며 눈물을 훔친다. 시인은 “우는 아이의 겨드랑이에 인형이 있다”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인형은 아이의 울먹임을 들이마시고, 마침내 아이는 울음을 그친다. 인형을 꼭 안고 우는 아이의 슬픔이 그대로 형상화된다.

시인은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엄마가 사온 1층, 2층, 3층 딸기 상자를 보며 “어린 막내가 형과 누나를 업고 먼 길 왔다”고 안쓰러워한다. 노랗고 둥그런 보름달은 맛있는 돈가스가 되고, 소나기는 빗방울이 신나게 번지 점프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호박과 참외가 심어져 있는 텃밭에서는 반장 선거가 한창이다. 시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오윤화씨의 그림은 시 읽는 맛을 한층 더 돋우어준다.

유미희 시인의 <오빤, 닭머리다!>도 한겨레 동시나무 두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수박, 베개, 압정, 양파와 같은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에서도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낸다는 점에서 시인의 아이들을 향한 다정한 눈길이 느껴진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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