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싫어하고 나는 좋아하는 것
엘리자베스 브라미, 리오넬 르 네우아닉 그림/청어람아이·1만1000원
엄마는 좋아하고 나는 싫어하는 것엘리자베스 브라미, 리오넬 르 네우아닉 그림/청어람아이·1만1000원
엄마 엄마~ 이 책 나랑 함께 읽어볼래요? 어찌나 제 마음과 똑같은지 그림책 보면서 저 혼자 키득키득 웃었어요. <엄마는 좋아하고 나는 싫어하는 것> <선생님은 싫어하고 나는 좋아하는 것>이라는 책인데요. 아마 엄마도 이 책 보면서 뭔가 ‘뜨끔’하실지 몰라요.
요즘 엄마 회사일 바쁘다고 만날 늦잖아요. 지난주 수요일에는 일찍 들어오겠다고 저와 꼭꼭 약속했지요. 그런데 그날도 엄마는 약속 안 지키고 밤 11시가 넘어서 왔어요. 다음날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 대신 “엄마가 놀다 왔니? 엄마도 힘들어”라며 짜증냈어요.
전세계 엄마들은 다 똑같나봐요. 이 책 주인공도 저처럼 ‘나랑 한 약속들을 깜박하고 나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그럴 수도 있지 않으냐고, 엄마는 매일 바빠 죽겠다고 덧붙이기’가 싫대요. 이 친구가 싫어하는 것과 제가 싫어하는 것이 꼭 닮았어요. 실컷 벌주고 나서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하기, 방학 때 두꺼운 문제집 사다주기, 나한테 별로 달갑지 않은 구석 찾아내서 “완전히 아빠 판박이라니까!”라고 하기 등등 진짜 제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는 느낌이에요.
심리학자 선생님이 쓰셨다는데 어떻게 이 선생님은 우리들 마음을 이렇게 잘 알까요? 정말 신기해요. 프랑스 학교 선생님들은 이 책을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한다고 하는데, 저도 그분들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저는 이 책 읽고 선생님들이 ‘조용한 독서 시간이나 받아쓰기 시간에 코를 풀지 않고 계속 훌쩍거리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나는 걸핏하면 코를 훌쩍거리는데 말이죠.
만날 엄마가 제 책 골라주시는데, 이번에는 제가 엄마에게 책 골라드렸으니 저랑 꼭 같이 읽어봐요!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