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위험하다는 게 사실인가요?
세키 유코 글· 그림/봄나무·1만1000원
완벽한 계획에 필요한 빈칸
쿄 매클리어글· 훌리아 사르다 그림/노란상상·1만2000원
최근 나온 두 그림책 <늑대가 위험하다는 게 사실인가요?>와 <완벽한 계획에 필요한 빈 칸>은 부모와 아이가 마냥 기분 좋고 편한 마음으로 쓱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책들이고, 여러 번 읽을수록 여운이 남고 그 책만의 고유의 맛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일반적으로 동화책에서 늑대는 나쁜 이미지로 그려진다. <늑대가…>의 주인공 양은 ‘늑대 위험!’이라는 벽보를 보고 마을 사람들에게 묻는다. “늑대가 위험하다는 게 사실일까요?” 돼지 아줌마도, 개 경찰관도, 염소 할아버지도 “늑대는 위험하다”고 확신에 차 얘기한다. 양은 자체 조사결과, 늑대가 왜 위험한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늑대를 정말 미워한다는 사실만은 확인하고 집에 돌아간다. 아가 양이 집에 도착했을 때, 늑대 엄마가 아이를 반갑게 맞는다. 이쯤에서 부모와 책을 함께 읽던 아이는 질문을 할 것이다.
“왜 아가 양의 엄마가 늑대인가요?”
책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부모와 아이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왜 엄마가 늑대인지, 왜 사람들이 늑대가 위험하다고 말하는지 책은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7세 미만 어린이들은 함부로 열어 보지 마세요’라는 띠지를 두른 이 책은 나쁜 이미지로 각인된 늑대에 대해 아이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한다. 또 세상을 선악으로 단순하게 나눠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완벽한 계획에 필요한 빈칸>에서는 날마다 계획을 짜고 메모하기를 좋아하는 한 가족이 등장한다. 집안은 엄마, 아빠, 누나, 동생이 쓴 메모들로 가득 찼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세계에서 바쁘다. 빈틈이란 눈곱만큼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남자가 나타난다. 집안사람 아무도 이 남자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계획상 만나야 할 사람도 아니고, 메모지에 적어놓았던 중요한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둘째 아들 에드워드만은 다르다. 아이는 낯선 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우리가 까먹은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물건 하나를 보는데 왜 눈이 두 개 필요한 거예요?” 서로 질문하며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고 지붕 끝에 앉아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구경하기로 한다. 이때 둘은 환상적인 체험을 한다. 독특한 그림과 함께 이 책은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때 만날 수 있는 삶의 즐거움을 전한다. 빈틈없이 살아가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이 그림책을 보며 올해는 삶에 어떤 빈칸을 만들어볼지 얘기해보는 것도 좋겠다. 두권 모두 초등 1~2학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그림 각 출판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