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독서
최강욱 지음/창비·1만5000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탄생시킨 신조어 ‘법꾸라지’. 탄핵 당한 대통령도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하고 특별감찰관실 감찰까지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은 검찰 출신 민정수석 우병우는 ‘팔짱 낀’ 여유로운 모습으로 구속을 면했다. 검찰 개혁이 가장 시급한 ‘적폐’로 떠오른 결정적 이유 아닐까. 과거 노무현 정부 때도 실패한 검찰 개혁. 새 정부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권력과 검찰>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며 법조 개혁에 목소리를 높여온 지은이 최강욱 변호사가 네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검찰 개혁에 대해 나눈 대담을 엮었다. 질문은 날카롭고, 대답은 허심탄회하다. 현대사의 질곡과 맞물린 검찰의 역사(김의겸 <한겨레> 선임기자),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 밝힌 검찰 내부 문화(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조 엘리트’ 특권의식과 내부자들만 공유해온 은밀한 이야기(이정렬 전 부장 판사), 과거 정부의 검찰 개혁 과정(김선수 변호사·‘민변’ 창립회원) 등이다. 각 장은 취재 후일담을 읽듯 흥미롭다. 특히, 1987년 만 20살 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소년등과’한 우병우가 당시 최고 실세였던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을 찾아간 일화는 검찰과 권력의 결합을 보여주는 사례다. “어떻게 6월 항쟁이 끝난 직후 최루탄 포연이 자자한 분위기 속에서 수방사 사령관을 만나러 갈 수 있는가”. 이 일화를 공개한 김의겸 선임기자는 “검찰의 60년 역사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라 지적한다. 우병우의 가슴에는 출세의 야망이 이글거렸으리라는 추측. 신직수-김기춘의 ‘법조계 출세 계보’를 우병우가 이어받았고,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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