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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얼간이들의 연대

등록 2017-06-01 18:55수정 2017-06-01 19:31

책거리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에서 지(G)20 정상회의가 열린다고 호들갑을 떨었을 때 한 일본인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입국을 거부당합니다. 마쓰모토 하지메는 무적의 혁명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대학 시절 ‘호세이 대학의 궁상스러움을 지키는 모임’을 결성한 특이한 인물이었죠. 노숙, 차 얻어타기, ‘먹튀’ 기술을 선보이며 살아가는 ‘서바이벌 생활기술’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번에 번역된 신간 <가난뱅이 자립 대작전>(메멘토)에서도 필살기를 ‘대방출’하며 세계의 ‘가난뱅이 연대’를 만들자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사를 쓴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문예출판사)는 한달도 안 돼 2쇄를 찍었다고 합니다. 지은이 우석훈 박사가 경제학자로 살면서 가장 충격받았고 부끄러웠던 사건은 스티브 잡스 사후 많은 초등학생들이 아빠에게 “잡스는 자식이 없어?”라고 물었던 것이라고요. 자식에게 애플사를 물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는 사회, 불법 편법 세습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인데요. 그는 “국가는 너무 멀고, 사회적인 것은 아직 별 거 없고, 가족의 일이 경제의 1차 법칙인 것처럼 자본주의를 만들어왔다”고 말합니다. 불황은 길게 갈 가능성이 높은데 국가는 점점 절망하는 국민 개인을 직접 돕기 힘들어질 테니, 오히려 바닥을 칠 때 ‘사회적 경제’라는 논의를 시작해보자는 겁니다. “불황의 시기에 더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는 덜 가난해지는 것도 개인에게는 중요한 전략이다.”

덜 가난해지는 것이 경제적 전략이 된 지금, 주변 얼간이들에게 ‘밥 한번 쏜다’ ‘우리 집에서 3박 가능’ 식의 편의와 보호를 베풀면서 연대하라는 마쓰모토 하지메의 제안은 상상만으로도 안심이 됩니다. 흠, 그런데, 그런 친구가….

이유진 책지성팀장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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