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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삼성과 정치권력의 80년 동맹사

등록 2017-07-06 18:52수정 2017-07-06 19:08

잠깐 독서
삼성 독재
이종보 지음/빨간소금·1만3000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권력이라는 이름 아래 온갖 욕망이 뒤범벅된 사건이었다. 욕망의 끝을 추적하니 재벌이라는 거대한 몸통이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의 실질적 주인공이었던 삼성은 오늘의 역사를 아주 오래 전부터 반복해왔다.

삼성과 정치권력의 80년 동맹사를 다룬 <삼성독재>는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3·15 부정선거가 일어나기 바로 전 해인 1959년 어느날, 박준규(9선 의원, 제13~15대 국회의장)가 삼성 창업자 이병철의 집을 찾았다. 흰 종이를 펼쳐놓고 골몰하던 이병철이 박준규를 반갑게 맞았다. “박군, 잘 왔다. 좀 도와도. 이 사람 어때?” 이병철은 자유당 내각 명단을 작성하고 있었다. 박준규가 물었다. “명단이 어디로 가는 겁니까?” 주문은 이승만의 오른팔, 이기붕에게서 온 것이었다.

이병철 시대부터 삼성은 정치 권력과 동맹하며 세를 늘려갔다. 정권이 바뀌어도 삼성의 세는 줄어들지 않았다. 독재 정권 시절, 최고 권력에 기대 특혜를 받아왔다면 민주화 이후에는 국가 권력이 분산된 틈을 타고 법·제도·문화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시민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삼성의 국가 지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이종보는 이 책을 쓰기 위해 7년 동안 논문·단행본·기사·증언 등 수많은 자료를 샅샅이 뒤지고 연구했다. 내년이면 삼성은 창립 80주년이 된다. 책은 ‘흑역사’가 넘실대는 80년간의 드라마를 낱낱이 까발리고, 자본독재 시대에 진정한 경제민주화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을 되묻는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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