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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 시장에 무슨 일이

등록 2017-07-06 18:54수정 2017-07-06 19:02

책거리
올해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을 알아봤습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도움을 청해 지난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성·연령대별 독자 점유율을 따로 집계한 결과를 보니, 40대 여성 점유율이 26.90%로 전체 1위를 차지했군요. 2위인 30대 여성은 16.8%였고 3위인 30대 남성은 15%의 점유율을 나타냈습니다. 40대 남성(12.6%), 20대 여성(7.6%), 50대 남성(5.4%), 20대 남성(5.3%)이 뒤를 잇습니다만 미미했습니다.

예스24와 교보문고가 각각 집계한 올 상반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공통적으로 <언어의 온도>(이기주 지음, 말글터)였습니다. 작년에 나온 이 책은 뒤늦게 인기를 얻은 ‘역주행’으로도 유명합니다. <자존감 수업>(윤홍균 지음, 심플라이프)이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해서 더 알려진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지음, 민음사)도 작년에 발간되었다가 여성 독자들의 압도적 구매에 힘입어 판매가 는 경우입니다. 그밖에도 <문재인의 운명>(문재인 지음, 북팔)과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인물로 나온 <타임> 아시아판도 상반기 베스트셀러에 꼽히는군요. 여성과 대통령이 최근 도서시장의 열쇳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0~40대 여성들이 그나마 책 시장을 지탱하고 있긴 하지만 이들의 구미에 맞춰 예쁘고 얇고 가볍게 바뀌는 단행본 형태는 책이 팬시 상품으로 전락하는 징후이며, 진중한 책 읽기는 점점 일부의 지식인과 중산층만이 누리는 호사스러운 고급 문화가 돼가고 있다고들 합니다. 물론 인류 지식사의 뿌리이자 열매인 종이 매체 문화가 쉽사리 굴복하지는 않겠지만요. 최근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출판계 한 원로께서 점잖게 충고하시더군요. “종이신문이나 걱정하시오.”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유진 책지성팀장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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