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그녀의 꽃들
루피 카우르 지음, 신현림 옮김/박하·1만2500원
25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인스타 시인’, 루피 카우르의 시와 그림을 엮었다. <해와 그녀의 꽃들>은 폭력과 트라우마, 상실, 사랑, 치유 등을 다룬 책으로, 2014년 자가 출판으로 낸 첫번째 시집 <밀크 앤 허니>가 300만부 이상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가 된 뒤 2017년 기대 속에 출간한 두번째 시집이다.
지은이는 성차별, 성폭력이 거듭되는 체험을 바탕으로 직설적인 표현을 쏟아낸다. “성적 낙인찍기는 강간 문화이기 때문이다/ 처녀성을 찬양하는 것도 강간 문화이다/ 난 당신들이 좋아하는 가게의 창문 속 마네킹이 아니다”(‘성장의 예술’ 가운데) “
안 돼요는 우리집에서 나쁜 말이었어/
안 돼요라 말하면 매를 맞았지/ (…) / 그가 나를 덮쳤을 때/ 내 온몸이 거부했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도
안 돼요라고 말하지 못했어”(‘어릴 때 배우지 못했는데, 커서 어떻게 동의를 말하겠는가’ 가운데) “우리가 할 일은/ 다음 세대의 여성들이/ 모든 영역에서 우리보다 앞서도록/ 무장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남길 유산이다”. (‘전진’ 전문)
<세기말 블루스> <반지하 앨리스> 등을 낸 시인이자 사진가 신현림이 우리말로 옮겨 원작의 의미를 더했다.
이유진 기자